
후원 이야기
활을 든 노골파의 두목 노회찬. 그리고 남겨진 우리들
- 김승완 (재봉틀 기부자)
아주 오래전 2014년 10월 16일, 정의당은 광화문 광장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IT 민주화’를 염원하는 '자유 시민 삐라 살포의 날'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에서부터 촉발된 ‘사이버상에서 검열’을 비판하는 이 퍼포먼스는 많은 언론의 집중을 받았고 신선한 홍보이벤트를 접한 일반시민의 입당자가 줄을 이었습니다.
노회찬은 이 날 기자회견에서 "전두환 군사독재 하에서, 박정희 유신독재 하에서 우리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위해, 민주주의를 위해 삐라 살포를 많이 하긴 했지만, 박근혜 정부 하에서, 이 21세기에 이 삐라를 또 살포하게 될 줄은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고 정부의 사이버 감찰 의혹을 비판했습니다. 이 이벤트를 제안한 노회찬은 한발 더 나아가 12월 말까지 입당한 신입당원들을 위한 <치맥번개>까지 제안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렇게 2015년 2월 13일 을지로 태성골뱅이에서 그의 공약이행을 위해 모인 백여명(?)의 무리들 속 작은 테이블에 어쩌다 같이 앉은 우리들은 오백씨씨 보리주를 열나게 튀겨대며 그를 두목으로 모시는 조직을 결성하게 됩니다. 노골파!!!
노회찬 골뱅이 파무침...
비록 국가적이고 영웅적인 활동대신 카톡방에서 호호히히하며 그날의 흥분을 다시 씹어보는데 그치긴 했지만 누구는 멋진 카페의 벽화를 완성하고 누구는 벌레들의 행동을 연구하는 벌레덕후로, 누구는 자막없었으면 웃기지도 않을 방송프로그램에 자막을 넣는 PD로, 또 누구는 아름다운 침구와 벽지의 패턴을 디자인하는 디자이너로, 각기 현란한 무기를 휘날리며 다들 삶의 현장에서는 공중차기 정도는 껌도 아니었던 이들로 기억합니다. 그리고 우리 두목님의 활은 첼로 활인 건 다 아시죠? ^^;;

김승완 후원회원 (의원님 옆에 앉은 여성, 본인 제공)
아름다운 노회찬
그 결성이 계기가 되어 노골파 조직원 일부와 제 친구들이 노회찬 선생님과 식사를 하는 자리를 갖게 되었어요. 사실 매체에서의 선생님에 대해는 익숙했지만 개인적으로 만나는 정치인 노회찬은 어떨지... 혹시 실망스러울까? 친구들을 선생님께 소개하는 자리라 걱정도 되고 그동안 몇몇 정치인들의 자신만 주도적인 자리에 질려 왔던 터라 걱정이 되었습니다만 아니요!!! 저는 평생 그렇게 아름다운 대화의 재즈연주에 참여해본 적이 없습니다. 모든 이들의 음들이 소외되지 않고 전달되어 노회찬이라는 대연주가를 통해 더 크고 아름다운 공명을 만들어냈습니다. 우리는 황홀했고 선생님도 분명 즐거우셨을겁니다. 밤늦게까지 이어진 재즈의 향연은 아직까지도 우리 친구들에게 잊지 못할 기억이 되었네요. 마지막 돌아가는 길, 우리가 택시 잡는 것 까지 다 보시고 온화하게 배웅해주시던 모습은 회상할 때마다 눈물 한 방울의 킥이 되었습니다.
전원생활과 정리
도시생활에, 어쩌면 지구생활에 적응이 힘들어 전원으로 옮기어 정원을 가꾸며 이제는 과거의 것들을 슬슬 정리해가며 살아야겠다 싶어 그동안 수집했던 오래된 재봉틀들을 꺼내었습니다. 옛재봉틀은 정말 멋진 기계입니다. 단순한 손목의 회전운동이 축과 크랭크, 캠 등을 거치며 바늘은 상하좌우, 톱니는 천을 앞뒤로, 북은 정확한 타이밍에 맞게 회전하며 실을 걸어줍니다. 재봉틀을 열어 그 안을 들여다보면 첨단과학이 보입니다. 리듬과 음악이 들립니다.

6411버스, 혹은 싱가 S1004877
그 중의 하나 모델명: Singer 28, 일련번호: S1004877, 1873년에 스코틀랜드에서 제조된 총알북을 사용하는 가정용 재봉틀, 예전에 할머니들이 싱가미싱이라고 부르던 싱거사의 재봉틀 중 하나입니다. 1873년이면 휘몰아치던 산업혁명의 뒷먼지가 날리던 시절일테고 이 녀석은 수많은 이들의 비명과 눈물은 듣고 보지 못한, 어쩌면 우아한 귀부인의 취미생활을 위해 마호가티 작업테이블에 놓여 곱고 부드러운 애정담긴 손맛만 봤을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이 녀석의 선배들은 절망한 노동자들의 손에 파괴가 되기도, 자본가의 짭짤한 돈벌이 수단이 되기도 했던 역사 모든 걸 지켜봤을 겁니다.
먹고 사는 일, 재밌는 일, 의미가 있는 일
세가지만 조화롭게 돌아간다면 불행하지는 않은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싱가 S1004877은 누군가의 생계를 책임졌을 수도, 어느 귀부인의 취미도구였을 수도 있었겠죠. 그러나 남은 숙제 하나, 의미있는 삶이 될 수 있도록 이 녀석을 노회찬의집으로 입양을 시키게 되어 너무 기쁩니다. 숨막히는 케이스 관에 갇혀 있다가 드디어 숨을 쉬게 되는 겁니다. 그것도 그 아름다운 노회찬의 정신이 서린 공기안에서!
창신동 봉제골목, 그곳 햇빛 좋은 창 앞에 놓인 우리 싱가와 노회찬을 그려봤습니다. 첼로마냥 재봉틀 손잡이를 붕붕 돌리시면 우리 노골파 조직원들이 열심히 바늘을 들어올리고 천을 밀어주고 실을 걸어주는...
두목님! 고요한 밤에 우리 싱가 맘껏 연주해주세요! 저는 들을 수 있을 거예요!!! 그리고 제 눈에 보이는 것이 하나 더 있네요. 문가에 서서 팔짱을 끼고 조용히 연주를 감상하시는 박규님 운영실장님의 모습도요!
후원 이야기
활을 든 노골파의 두목 노회찬. 그리고 남겨진 우리들
- 김승완 (재봉틀 기부자)
아주 오래전 2014년 10월 16일, 정의당은 광화문 광장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IT 민주화’를 염원하는 '자유 시민 삐라 살포의 날'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에서부터 촉발된 ‘사이버상에서 검열’을 비판하는 이 퍼포먼스는 많은 언론의 집중을 받았고 신선한 홍보이벤트를 접한 일반시민의 입당자가 줄을 이었습니다.
노회찬은 이 날 기자회견에서 "전두환 군사독재 하에서, 박정희 유신독재 하에서 우리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위해, 민주주의를 위해 삐라 살포를 많이 하긴 했지만, 박근혜 정부 하에서, 이 21세기에 이 삐라를 또 살포하게 될 줄은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고 정부의 사이버 감찰 의혹을 비판했습니다. 이 이벤트를 제안한 노회찬은 한발 더 나아가 12월 말까지 입당한 신입당원들을 위한 <치맥번개>까지 제안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렇게 2015년 2월 13일 을지로 태성골뱅이에서 그의 공약이행을 위해 모인 백여명(?)의 무리들 속 작은 테이블에 어쩌다 같이 앉은 우리들은 오백씨씨 보리주를 열나게 튀겨대며 그를 두목으로 모시는 조직을 결성하게 됩니다. 노골파!!!
노회찬 골뱅이 파무침...
비록 국가적이고 영웅적인 활동대신 카톡방에서 호호히히하며 그날의 흥분을 다시 씹어보는데 그치긴 했지만 누구는 멋진 카페의 벽화를 완성하고 누구는 벌레들의 행동을 연구하는 벌레덕후로, 누구는 자막없었으면 웃기지도 않을 방송프로그램에 자막을 넣는 PD로, 또 누구는 아름다운 침구와 벽지의 패턴을 디자인하는 디자이너로, 각기 현란한 무기를 휘날리며 다들 삶의 현장에서는 공중차기 정도는 껌도 아니었던 이들로 기억합니다. 그리고 우리 두목님의 활은 첼로 활인 건 다 아시죠? ^^;;
김승완 후원회원 (의원님 옆에 앉은 여성, 본인 제공)
아름다운 노회찬
그 결성이 계기가 되어 노골파 조직원 일부와 제 친구들이 노회찬 선생님과 식사를 하는 자리를 갖게 되었어요. 사실 매체에서의 선생님에 대해는 익숙했지만 개인적으로 만나는 정치인 노회찬은 어떨지... 혹시 실망스러울까? 친구들을 선생님께 소개하는 자리라 걱정도 되고 그동안 몇몇 정치인들의 자신만 주도적인 자리에 질려 왔던 터라 걱정이 되었습니다만 아니요!!! 저는 평생 그렇게 아름다운 대화의 재즈연주에 참여해본 적이 없습니다. 모든 이들의 음들이 소외되지 않고 전달되어 노회찬이라는 대연주가를 통해 더 크고 아름다운 공명을 만들어냈습니다. 우리는 황홀했고 선생님도 분명 즐거우셨을겁니다. 밤늦게까지 이어진 재즈의 향연은 아직까지도 우리 친구들에게 잊지 못할 기억이 되었네요. 마지막 돌아가는 길, 우리가 택시 잡는 것 까지 다 보시고 온화하게 배웅해주시던 모습은 회상할 때마다 눈물 한 방울의 킥이 되었습니다.
전원생활과 정리
도시생활에, 어쩌면 지구생활에 적응이 힘들어 전원으로 옮기어 정원을 가꾸며 이제는 과거의 것들을 슬슬 정리해가며 살아야겠다 싶어 그동안 수집했던 오래된 재봉틀들을 꺼내었습니다. 옛재봉틀은 정말 멋진 기계입니다. 단순한 손목의 회전운동이 축과 크랭크, 캠 등을 거치며 바늘은 상하좌우, 톱니는 천을 앞뒤로, 북은 정확한 타이밍에 맞게 회전하며 실을 걸어줍니다. 재봉틀을 열어 그 안을 들여다보면 첨단과학이 보입니다. 리듬과 음악이 들립니다.
6411버스, 혹은 싱가 S1004877
그 중의 하나 모델명: Singer 28, 일련번호: S1004877, 1873년에 스코틀랜드에서 제조된 총알북을 사용하는 가정용 재봉틀, 예전에 할머니들이 싱가미싱이라고 부르던 싱거사의 재봉틀 중 하나입니다. 1873년이면 휘몰아치던 산업혁명의 뒷먼지가 날리던 시절일테고 이 녀석은 수많은 이들의 비명과 눈물은 듣고 보지 못한, 어쩌면 우아한 귀부인의 취미생활을 위해 마호가티 작업테이블에 놓여 곱고 부드러운 애정담긴 손맛만 봤을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이 녀석의 선배들은 절망한 노동자들의 손에 파괴가 되기도, 자본가의 짭짤한 돈벌이 수단이 되기도 했던 역사 모든 걸 지켜봤을 겁니다.
먹고 사는 일, 재밌는 일, 의미가 있는 일
세가지만 조화롭게 돌아간다면 불행하지는 않은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싱가 S1004877은 누군가의 생계를 책임졌을 수도, 어느 귀부인의 취미도구였을 수도 있었겠죠. 그러나 남은 숙제 하나, 의미있는 삶이 될 수 있도록 이 녀석을 노회찬의집으로 입양을 시키게 되어 너무 기쁩니다. 숨막히는 케이스 관에 갇혀 있다가 드디어 숨을 쉬게 되는 겁니다. 그것도 그 아름다운 노회찬의 정신이 서린 공기안에서!
창신동 봉제골목, 그곳 햇빛 좋은 창 앞에 놓인 우리 싱가와 노회찬을 그려봤습니다. 첼로마냥 재봉틀 손잡이를 붕붕 돌리시면 우리 노골파 조직원들이 열심히 바늘을 들어올리고 천을 밀어주고 실을 걸어주는...
두목님! 고요한 밤에 우리 싱가 맘껏 연주해주세요! 저는 들을 수 있을 거예요!!! 그리고 제 눈에 보이는 것이 하나 더 있네요. 문가에 서서 팔짱을 끼고 조용히 연주를 감상하시는 박규님 운영실장님의 모습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