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후기]옛 성병관리소 지킴이들의 첫 모꼬지 - 경기북부평화시민행동/쉼지원사업 후기

2026-10-01

얼마가 걸리더라도 농성을 계속할 예정 

- 옛 성병관리소 지킴이들의 첫 모꼬지



경기북부평화시민행동(노회찬재단 2026 활동가 쉼지원 사업 선정 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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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북부평화시민행동



기억과 역사를 지키겠다는 일념 하나로 천막을 세운 지 어느덧 2년을 훌쩍 넘겼습니다. 계절이 여덟 번 바뀌는 동안 매서운 겨울바람과 살갗을 태우는 여름 뙤약볕을 고스란히 맞받아내며, 지킴이들의 어깨 위에는 묵직한 피로와 고단함이 쌓여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마주한 2026 노회찬재단 시민사회활동가 쉼지원사업은 늘 긴장 속에 서 있던 우리에게 참으로 귀하고 다정한 틈을 내어주었습니다. 지난 7월 31일부터 8월 1일까지, 스무 명 남짓한 지킴이들은 잠시 농성장의 긴장을 내려놓고 천혜의 자연이 있는 연천으로 첫 모꼬지를 떠났습니다.


숙소에 짐을 풀고 시원한 물줄기에 몸을 담그는 순간, 긴 세월 동안 굳어 있던 몸과 마음에 차츰 숨통이 트였습니다. 물장구를 치며 터져 나온 웃음소리는 오랜만에 농성장 바깥에서 마주한 해방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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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북부평화시민행동



이날의 가장 뭉클했던 순간은 단연 서로에게 건넨 ‘감사장 시상식’이었습니다. 한 주도 거르지 않고 야간지킴이로 밤을 밝혀온 김대용 대표, 최유태, 김병국, 김성길, 주말 오전의 고요한 빈자리를 단단히 메워주는 전교조 동두천양주지회 선생님들, 궂은일 마다않고 토요일 야간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희망연대본부 동지들, 그리고 농성장의 궂은 살림살이를 도맡고 일과표를 챙기며 가장 오랜 시간을 농성장에서 살아낸 고경환 활동가까지. 한 사람 한 사람의 이름을 또박또박 호명할 때마다 가슴 한구석이 뜨거워졌습니다. 거창한 상패가 아닌 작은 종이 한 장이었지만, 거기에는 지난 2년의 신산함을 서로가 가장 잘 알고 있다는 말 없는 위로와 존경이 담겨 있었습니다.


이어진 저녁 식사는 더없이 다정하고 유정했습니다. 농성장에서는 밥 한 끼도 늘 다음 일정을 챙기느라 서둘러 넘기기 일쑤였는데, 이날만큼은 둘러앉아 소박한 밥상을 나누고 서로의 어깨를 토닥이며 목청껏 노래를 불렀습니다. “끝까지 함께 가자”는 다짐은 비장한 구호가 아니라, 찰랑이는 잔과 노래 사이로 자연스레 스며드는 굳건한 약속이 되었습니다.


이튿날에는 발길을 연천 태풍전망대로 옮겼습니다. 분단의 숨결이 생생히 닿아 있는 휴전선 너머를 바라보며 쐬는 바람은 또 다른 울림을 주었습니다. 우리가 지키고자 하는 옛 성병관리소라는 공간이 단순히 낡은 건물이 아니라, 이 땅의 굴곡진 현대사와 평화의 가치가 응축된 현장임을 새삼 되새기게 하는 특색 있고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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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북부평화시민행동



이번 모꼬지는 단순한 휴식을 넘어 서로의 체온을 확인하고 지친 마음을 온전히 회복한 완벽한 ‘리프레쉬’의 시간이었습니다. 쉼이 있었기에 우리는 다시 농성장으로 돌아와 지치지 않고 깃발을 지켜낼 힘을 얻었습니다. 늘 현장의 벗이 되어주었던 노회찬의 정신처럼, 우리에게 다시 앞으로 나아갈 따뜻한 숨결을 불어넣어 준 노회찬재단에 깊은 감사를 전합니다.




※노회찬재단 시민사회활동가 쉼지원 사업


사회적 약자의 권익을 위해 헌신하는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에게 재충전과 심신 회복의 시간을 제공하는 나눔과 돌봄 사업입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묵묵히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실천을 이어가는 활동가들에게 여행, 워크숍, 휴식을 위한 경비를 지원합니다. “활동가가 건강해야 세상도 건강해진다”는 믿음 아래,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그들의 헌신에 감사를 전하며, 활동가들이 잠시 쉼표를 찍고 다시 나아갈 힘을 얻도록 돕습니다. 올해에는 인권운동사랑방,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 이음장애인자립생활센터, 경기북부평화시민행동을 선정하여 지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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