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재단 - 평등하고 공정한 나라


재단 소식

민들레(13호) 만인이 평등하길 원하셨던 그 분

재단활동 2020. 05. 28

 

고사성어 “삼세지습 지우팔십”은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과 같은 뜻이다.  나는 이 말을 내 교육관의 앞자리에 놓고 있다.  즉, 어릴 때 몸에 배어버린 버릇이나 습관은 늙어 죽을 때까지 고치기 힘들다는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이 사회에서 어린이집 원장이라 하면 모두 범법자라고 생각하지만 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더 많고, 누구보다도 큰 소명의식을 갖고 영아들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를 위해 현장에서 즐겁고 보람있게 일하고 있다.  삼세지습 지우팔십을 되새기면서...

고 노회찬 의원님은 내 인생에서 그리 많은 기억은 없지만, 내 인생의 동반자에게서 들은 이야기가 종종 있었다.  그분은 우리 정치사에서 이런 분을 찾기 힘들다.  항상 유머란 이런 것이구나!를 보여주는 분, 강할 때 강하셔도 너무 인간적인 분, 약자의 인권을 대변하시는 분...

그중에 나에게 가장 마음 깊이 자리 잡는 말이 있었다. “과연 법 앞에 만인은 평등한가” 만 명만 평등할 뿐이라고... 항상 느끼고 있었던 것을 속 시원이 말씀하셨던 그래서 서민들의 대변인이셨던 분으로 기억하고 있다.  누구나  모든 이들은 법 앞에 평등해야 함에도 우리 사회는 아직도 그러하지 못함이 우리 현실이기에...

2018년 지방선거에  지역 후보로 나설 때, 내 인생의 동반자는 말했다.  “당신은 너무 맑은 사람이라 정치하고는 어울리지는 않지만 사회적 약자, 소외된 이들을 위해 일할 수는 있을 것 같아서 도와준다고...” 결과는 당연히 낙선이었지만 나는 후회하지 않는다.  정의당을 파주시 지역위에 알렸고 이제는 내가 한 발 디뎠으니, 누군가 두 번째 발을 디딜 때에는 조금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이 지방 선거를 준비하면서 내 생애 말로만 듣던 분을 직접, 그것도 가까이에서 뵐 수 있었던 것이다. 정의당과의 인연이 없었다면 아마 평생 볼 수도 없었던 인연이었을 것이다.

잠깐의 만남에서 그분은 국회의원이라는 권위의식 없이 그곳에 모인 당원들을  편안하게 해 주셨고, 함께 프로필 사진을 찍을 때 어색해 하는 저에게  어떻게 하면 자연스러울지 고민하시더니, 책을 읽는다고 생각해 보면 어떨지? 라고 제안하셔서 책을 들고 이야기하듯 찍은 사진이 남아있다.





이것이 고 노회찬 의원님과의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뵌 것이다.   그리고 우리에게 믿을 수 없는 비보가 날아들었고, 당시 파주시 지역위 여성위원장으로서 금촌역에  빈소를 차려놓고 상주 아닌 상주 역할을 하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심금을 울린 분인지를 알 수 있었다.  우리 사회에 다시는 이런 분을 볼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던지면서... 아마도 법 앞에 평등하지 못한 만인들의 대변인 역할을 해 주셨기 때문이 아닐까?...

재단과의 인연은 당연한 것이었다.   무엇인가 갚아야 하는데 어떻게 하는 것이 갚을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고  그리고 내가 할 수 없지만 누군가 할 수 있도록 작은 힘을 보태면 좋겠다는 생각에   주저하지 않고 후원회원이 된 것이다. 

이제 이 세상에는 그분은 안 계시지만, 그분이 행하시고 바라셨던 것, 법 앞에 만 명만 평등한 것이 아닌,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할 수 있는 세상을 앞당기는 재단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김상영 (즐거운샘어린이집 원장·노회찬정치학교 1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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