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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 소식

민들레(22호) 후원회원 이야기 - 고백

재단활동 2021. 03. 03


 

후원회원 이야기

고백



늦은 밤입니다.

노회찬재단 운영실장으로부터 소식지<민들레>후원회원 이야기마당에 글쓰기 제안을 선뜻 수락하고 곧바로 후회하기 시작했습니다. 몇날 밤 잠을 설쳤습니다. 

무언가를 한다는 것이 무의미하게 느껴졌습니다, 정치라는 것이 매우 싫고 부담스럽고 심지어 전 지금 엄청난 혼란과 고민에 휩싸여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런 저를 주변사람들은 ‘나자빠졌다’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생겼습니다. 동네 이곳저곳 피었다 얼었다가 녹았다 움추려드는 꽃들의 모습이 꼭 저를 닮은 듯 합니다.

“당당하게 앞으로 나아가겠습니다."라는 노회찬 대표님과의 추모 1주기의 약속이 지난 추운 겨울 추위를 뚫고 나온 꽃들처럼 다시 피어나길 바라는 마음은 마치 사치스러운 욕심으로 비칠까 봐 지금은 조심스럽기까지 합니다.

노회찬 대표님과의 인연은 2017년 4.13 제가 사는 지역구(김해시) 보궐선거에 정의당 후보자가 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이어 2018년 지방선거에 출마하면서 더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았습니다. 짧은 시간에 큰 사랑을 받은 사람이라는 것을 돌아가신 후에야 깨달았습니다. ‘노회찬처럼만 하면 당선된다’고 열심히 뛰면서 내 삶을 바꾸는 정치로 날 포섭했습니다. 

2018년 6.13지방선거에서 100표 차이로 낙선되었을 때 노대표님이 위로 전화를 주셨는데 정의당과 저 자신에게 너무 화가 나서 전화를 받지 않았습니다, 선거기간 중에 낙상과 뇌경색으로 입원하신 시어머니 병 시중을 위해 선거직후 곧장 강릉으로 올라가 있을 때였습니다. 꼬박 6일을 날밤 세워가며 병시중을 들고 있는 데, 노회찬 대표로부터 또다시 전화가 걸려왔었습니다. 두 번째 전화는 안 받으면 후회될 것 같아서 받았습니다.

“노회찬입니다. 당이 힘이 없어서 미안합니다. ‘배 주임’ 고생 많았습니다. 김해에 배 주임이 있어서 든든합니다...”라는 말씀에 눈물이 하염없이 쏟아져 내렸습니다.

그렇게 40여 분을 통화하고 나서야 철딱서니 없는 저 마음은 응달에 봄 풀이 돋는 것처럼 따뜻해졌습니다.
“대표님 그럼 창원 내려 오시면 소주 한잔 사주세요. 곧 내려 가겠습니다……”

그리고 그로부터 한 달 후 쯤... 7월 27일 새벽에서야 연세대 빈소에서 노대표님께 소주잔을 올리고 말았습니다, 돌아가시고 난후에야 후회스러움이 밀려들었습니다. 제가 얼마나 모자란 사람인지를 깨달은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밀양 요양원 참사 현장 방문 다녀오시고, 정의당 경남도당 근처에서 저녁 식사를 함께했었는데, 그때 노회찬 대표께서 “휴대전화기 셀카는 이렇게 찍는 거랍니다.” 하고 셀카를 찍어 제 폰으로 보내주신 적도 있었습니다.

따스한 목소리와 활짝 웃는 미소가 그리울 때면 습관처럼 대표님 전화번호를 눌러보곤 합니다. 곁에 계셨다면, <배 주임! 힘내라!> 크게 응원해 주셨을 텐데... 항상 대표님을 잊지 않기 위해 배운 도리는 잊지 않기 위해 애 쓰면서 살고 있습니다. 

부지런한 발걸음, 어찌 보면 빠르고 멈출 땐 사뿐히 서서 사람들과 인사 나눌 때의 여유로움까지 율하중심상가를 지날 때마다 노회찬의 잰걸음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노회찬 대표님의 뒷모습을 기억하며 양달의 빛이 정의당에 내리쬘 수 있도록 빛이 되는 재단이 되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배주임 (재단 후원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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