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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 소식

민들레(25호) 문화인 노회찬 - 심미적, 미시적 층과 결이 잘 담긴 노회찬의 목소리

재단활동 2021. 05. 27


 


문화인 노회찬

심미적, 미시적 층과 결이 잘 담긴 노회찬의 목소리


 

2003년 여름 , 여의도의 한 빌딩에서 민주노동당(대표 권영길)의 새 당사를 축하하는 제막식과 후원회를 겸하는 행사가 있었다. 민주노동당의 사무총장이었던 노회찬 의원을 통해 그 행사에서 축하 연주를 의뢰 받아 피리를 연주했었다.

당시 노 의원과의 대화를 기억해보면  "우리 악기 소리로 새 당사의 제막식을 기념하고 싶었고 ,주변 사람들과 상의하다가 우연히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당신의 피리 연주를 듣고 연락하게 되었다" 라고 말하면서" 지인중 김근태 의원도 '푸리' 팀을 추천했었는데 리더가 같은 사람임을 알게 되어 주저 없이 연락을 하게 되었다"라고 말해주었다. 당시 나는 창작타악그룹 ‘푸리’의 리더로 전통음악의 현대화를 다양한 방식으로 모색하며  열심히 활동하던 중이었다. 

어느날 김근태 의원이 연습실에 찾아온 작은 사건이 일어났다. "라디오에서 푸리의 <셋,둘> 이라는 음악을 듣다가 엄청난 한국의 청년정신과 시대를 돌파하는 힘"을 느껴 연락처를 수소문해 그 자리에서 나에게 전화하고 차를 돌려 찾아오게 되었다"고 말해주었으며 멤버들에게 소주와 등심을 사주셨다. 지금까지 내겐 진심으로 정치인에게 예술가로서 대접받았던 소중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이처럼  음악인으로 살아가며 자신의 연주를 알아봐주는 사람을 만나는 것은  참 기쁘고 행복한 일이다.

당시 내가 연주했던 음악은 저 멀리 땅과 하늘이 맞닿아 있는 지점을 향해 구비 구비 뻗어나가는 길을 보며 작곡한 ‘간_間’이라는 피리 독주곡 이었다. 세상과 인간의 평화와 존재의 평등을 추구하는 가치는 어떤 사회에서도 결국 궁극적으로 도달해야하는 지점이기에 이 곡이 적당하다고 판단했다.

내가 노회찬 의원을 생각할 때면 가장 먼저 다가오는 것은 그의 목소리다. 인간의 목소리에는 생각보다 훨씬 많은 진실이 담겨 있다. 다시 찬찬히 노회찬 선생의 목소리를 상상해본다.

내가 기억하는 노회찬의 목소리는 상대방을 배려하는 목소리이고 지금 여기 이 자리에서 가장 솔직하게 진심으로 상대방에게 얘기한다는 마음이 느껴지는 목소리였고 듣는 사람을 긍정하게 만드는 유쾌함이 깃든 목소리였다. 심지어 발음 뒤에 묻어서 들려오는 허스키한 음색의 흔적들은 상처가 배어 있고 고통을 감내하는 소리였다.

소리치며 소중한 무었인가를 지키려  외쳐본 자만이 간직하게 되는 상처를 묻고 들리는 목소리, 그것이다. 세상의 수 많은 섬세한 것들이 어떻게 짓 밟히고 무너지며 스러지는지 …가장 확실히 알게 해주는 통로는 예술이다.

예술적 감성이란 그런것이다. 그래서 소중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심미적,미시적 층과 결을 한 인간에게 형성시키는 것이다. 노회찬 선생은 그런 마음의  층과 결이 잘 담긴 목소리를 지닌 사람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런 목소리를 지닌 자가 나의 음악를 듣고 알아봐주었던 것이니 이런 작은 인연으로라도 그 분을 기억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 생각한다.

당시 내가 연주했던 음악은 저 멀리 땅과 하늘이 맞닿아 있는 지점을 향해 구비 구비 뻗어나가는 길을 보며 작곡한 ‘간_間’이라는 피리 독주곡이었다. 세상과 인간의 평화와 존재의 평등을 추구하는 가치는 어떤 사회에서도 결국 궁극적으로 도달해야하는 지점이기에 이 곡이 적당하다고 판단했다.

나는 노회찬의 목소리가 살아서 지금의 다양한 예술로 승화하는 노회찬 재단의 역할을 기대한다.


- 원일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예술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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