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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31호) 후원회원 이야기 - 최연소 후원회원과 함께, 꾸준하기만 하다면 뭔들!

재단활동 2021. 11. 30



후원회원 이야기

최연소 후원회원과 함께, 꾸준하기만 하다면 뭔들!



나는 골드 미스나 실버? 까지는 아니어도 스뎅 정도는 되는, 그냥 노처녀였다. 여행을 다니고 사람들을 모아 이벤트를 즐기고 내 집을 꾸미는 것에 관심이 많았다. 세상 일에 대한 관심보다는 그저 나 잘 살고 내 행복을 위해 항상 바쁜 사람, 그게 나였다.

무슨 바람이 불었던걸까? 오프라인 동호회에 참여하고, 책과 방송에 관심을 가지면서 우연히 노의원님을 알게 되었다. 그냥 끌렸다. 부드러운 말투로 참으로 날카로운 말을 하고, 불편한 말을 웃는 얼굴로 하는 사람이 있다니...생각과 말을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 참 부럽기도 하고 대단하게 느껴졌다. 그분의 책과 그분이 추천하신 책도 찾아 읽고 그분의 행적을 되짚어가는 동안 의원님은 내가 꼭 닮고 싶고 존경하는 정치인이 되어 있었다. 

보내는 시간이 달라졌다. 평일에도 주말에도 좋은 모임이나 강연들을 먼 곳까지 찾아다니다보니 만나는 사람들도 달라졌다. 평생 결혼이라는 제도와는 담 쌓은 듯 살던 내가 그 안에서 호감을 느끼는 사람도 만났다. 그렇게 조금씩 세상 일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의원님을 만나보고 싶었다. 그분의 이야기를 직접 듣고 그분과 대화를 나눠보고 싶었다. 노무현재단에서 하는 그분의 강연을 알게 되어 달려갔다. 의원님께서 쓰신 책들을 가져갔고 무슨 전국 노래자랑 송해 할아버지를 만나러 가는 것도 아닌데 지역 특산물도 챙겨갔다. 

조퇴를 하고 일찍 가서 맨 앞줄을 차지하고 앉아서 의원님을 기다렸다. 역시나 턱 받치고 바라보며 듣는 의원님의 강연은 참으로 명확하고 흥미롭고 편안했다. 강연이 끝나기가 무섭게 의원님께 다가갔다. 수줍은 듯 책을 내밀어 저자 사인을 받고 특산물도 내밀었다. “이거 김영란법 안 걸리는 가격이에요~” 지금 생각해도 내 모습이 우습다.

모임 단톡방에 누군가 노회찬 의원님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전했다. 말도 안돼..이게 무슨 일이야..나는 멍해졌고 이러쿵저러쿵 쉽게 말하는 사람들이 밉고 화가 나서 오래된 단톡방을 휙 나와버렸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말들은 그리 화가 나는 말이 아니게도 들린다. 그땐 그저 가볍게 말하고 의혹도 사실처럼 말하는 게 싫고 미웠다. 그냥..전해 들은 소식에 당황스럽고 화가 났던 것 같기도 하다.

계속 눈물이 났다. 그러나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매일 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을 찾는 것 뿐이었다. 이제 그분을 대신해서 우리가 살아낼 세상이 남아있었다. 의원님이 바라시던 세상으로 바꿔나가야한다. 이제 우리가 짊어질 몫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하자!

노처녀는 노회찬재단의 후원회원이 되었고 결혼도 했고 늦은 나이에 엄마가 되었다. 노처녀와 노총각이 함께 존경하고 사랑하는 두 분의 삶을, 이제 내 아이가 닮아가기를 소망하는 의미를 담아서 아기의 이름을 “로이”라고 지었다. 이제 우리 셋은 재단의 후원회원으로 평생을 함께 할 것이다. 

재단은, 노의원님께서 생전에 소망하시던 일들, 묵묵히 해내오신 일들을 꾸준히 이어가기를 바란다. 이제 후원회원 셋이 될 우리 가족이 함께 할 것이다. 노의원님 지역구의 거리를 청소하거나 꽃을 심고 가꿔도 좋고 소외된 이웃을 위한 나눔도 좋겠다. 꾸준하기만 하다면 뭔들!


- 강주현 & 로이 (재단 후원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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