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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 소식

민들레(38호) <월간 노회찬> 세 번째 시간, 박정훈(라이더유니온 위원장) 강의 후기

재단활동 2022. 07. 01





21세기판 모던타임즈, 플랫폼 노동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위원장


노회찬 의원님이 계시다면 우리 사회 어디에 시선을 두셨을까? 그리고 시선의 끝에는 무엇이 있었을까? 우리 사회에 일깨우고자 했을 메시지가 무엇이었을까? 강자의 논리, 혐오의 시선으로 사회의 사각지대로 내몰린 사람들의 모습을 어떻게 보여주시려고 했을까? 고민의 실타래를 따라간 끝에 라이더유니온 박정훈 위원장의 외침이 담긴 『배달의민족은 배달하지 않는다』를 만났습니다. 

바둑 9단 이세돌이 알파고에게 무너진 그날 이후, 인공지능, 코딩, 빅데이터, 플랫폼, 블록체인 등 소수의 기술자와 공학자 사이에나 오고 갈 법한 난해한 용어가 우리 주변에서 흔해졌습니다. 누구나 그 단어를 듣고 있지만 아무도 그 단어를 설명하지 못하는 상황 속에 우리는 조급해지고, 두려워지고, 서둘렀습니다. 

그 틈을 자본은 4차 산업혁명의 가면을 쓰고 파고 들었습니다. 소비자의 난제를 풀어줄 돌파구, 생산성 혁신이라는 명분의 불도저를 밀고, 최소한의 인간성이라는 양을 지켜주던 울타리를 해체해 나갔습니다. 빅데이터로 무장한 플랫폼이 불량, 불쾌, 불만의 아이콘을 정리해 나가는 히어로로 칭송받는 사이, 저항하는 이는 역사를 방해하며 기계를 부수던 러다이트 빌런으로 치부되었습니다. 

기계는 분명 인간에게 편리함과 풍요를 가져다 주었습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서 기계의 부품이 되어가는 인간의 노동이 드러났습니다. 지난 한 세기 넘도록 노동에 담긴 인간의 얼굴을 되찾기 위해 수많은 희생을 치러왔습니다. 인간 없이 돌아가지 못하던 기계임에도 기계보다 존대 받지 못하던 노동자. 희생의 토양 위에 연대의 씨앗을 뿌리며 조금씩 노동의 인간성을 틔워나갔습니다. 

더욱 풍요롭고 인간적인 사회를 열어줄 것이라던 디지털 혁명, 정보 혁명, 인공지능의 출현. 하지만 우리는 노동의 인간성, 존엄성이 다시 상실되는 현실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지난 19세기, 우리 인간이 기계의 부품이 되었다면, 디지털 혁신의 과정에서 인간은 컴퓨터의 부품이 되어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플랫폼의 거대한 경쟁의 격투장에서 파편화된 노동의 전선에서 온몸을 부딛혀 왔던 노동자와 함께 몰인간적 디지털 혁명과 인간의 노동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박정훈 위원장은 강연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알고리즘, 플랫폼으로 불리는 비인격과의 대결이 아닙니다. 혁신과 편의를 내세워 기술과 기술의 용어 뒤에 숨은 자본의 탐욕과 그 탐욕에 기댄 사람들과의 대결이다.” 

세 번째 <월간 노회찬>, 여러분과 함께 잊혀지는 노동의 인간성을 일깨우는 작은 씨앗이 되길 바라봅니다.


- 이종민 부장 (<월간 노회찬> 담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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