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 소식
소식지(창간호) 나와 가족을 위한 이기적인 마음
(2019.5.24)
내가 후원회원이 된 이유 - 안문영 회원
내가 노회찬 재단을 후원하는 것은 순전히 나 자신의 행복과 가족의 안위를 위한 이기적인 마음 때문이다.
나는 경북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에 대구로 이사하여 초·중·고와 대학교까지 대구에서 졸업하고 이후 서울·경기 인근에서 15년 정도를 보내고 다시 고향으로 돌아와 경북과 대구에서 25년 정도를 살았다. 지방단위 공공보건 의료 영역의 공직을 천직으로 생각하고 나름대로 열심히 일하였다. 삶의 여정에서 만난 많은 훌륭한 사람들의 도움으로 꽤 오랫동안 공직생활을 지속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은퇴 이후의 삶에 대한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갑자기 공직을 그만두게 되어 내적으로 깊은 혼란을 겪게 되었고, 혼란스러운 4-5년 동안 국가적 차원의 역사적인 많은 일이 일어났다. 최순실의 국정 농단, 촛불 집회,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촛불 정부의 탄생, 사법 농단,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던 현실화된 남북 평화 진전 등을 목격하였다. 그래서 노년기 나의 삶을 가치 있고 풍요로운 것으로 지향시키기 위해서는, 주어진 정치적 환경은 나 혼자 어쩔 수 없다는 핑계로 적당히 타협하고, 순응하였던 미적지근한 나의 정치사회적 입장과 행태를 분명히 하고, 변화시키지 않고서는 행복은커녕 삶의 일관성마저도 지켜 나갈 수 없다는 판단이 들었다.
그러는 중에 노회찬 의원의 슬픈 소식을 듣고 너무나 놀랐다. 노무현 대통령 때 보다 더 충격이 컸다. 더 이상 미적거려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고 나 한 사람이 도움이 되든 안 되든 일단 깃발을 들고 그의 쪽에 서야 한다는 절박한 생각이 들어 그의 정치 철학에 대한 별다른 지식 없이 그의 장례 기간 중 정의당에 입당하고 재단 후원에 동참하게 되었다.
이전에는 나만의 분명하고 포용적인 정치사회적 입장을 가지기 위해서는 많은 공부가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렇지만 정의당원이고 노회찬 재단 후원 회원인 현재는 그런 공부에 대해서 그때처럼 별스러운 초조감이나 압박감을 느끼지 않는다. 왜냐면 이미 노회찬 의원의 생전 말씀자료에 분명하고 알기 쉽게 설명이 되어있으며, 정의당의 강령, 당헌, 당규 외에도 명백하게 나타나 있는 것을 확인하였기 때문이다. 내가 고민하던 노년기 삶의 지도는 이미 노회찬 의원과 정의당이 마련해 놓고 있어서 나는 그것을 가져다 쓰기만 하면 되는 것이었다.
노회찬 의원이 ‘우리가 꿈꾸는 세상’에서 제시한 몇 가지 과제, (분배의) 평등, 공정, 평화를 그리고 국민과 지방에 더 많은 권한이 주어지는 방향으로의 권력 구조 개편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공감한다. 그중에서도 지방자치의 제도의 발전과 지방정부에 대한 더 많은 권한의 위임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금 우리나라의 행정서비스는 지방과 지역단위에서 생산성이나 질적 관리가 지방정부를 통해서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중앙정부 중심으로 만 이루어지기 때문에 많은 비용이 필요하고, 효율도 낮은 실정이다. 더 늦기 전에 이런 부분이 교정되는 지방자치제도 자체의 구조적 틀을 교정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노회찬 의원의 권력 구조 개편에 대한 진단과 방향 제시에 크게 공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처럼 나는 노회찬 의원을 통해서 내 후반기 삶의 설계도와 지도를 얻을 수 있었고 이를 나침반 삼아 나와 나의 가족의 행복과 풍성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순전히 이기적인 목적에서 노회찬 재단을 후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