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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 소식

민들레(46호) 문화인 노회찬 - 명품연기의 비결

재단활동 2023. 03. 21






문화인 노회찬

명품연기의 비결

 


노회찬 의원님이 영화 <달밤체조 2015>에 출연하신 것은 2018년 1월 중이었다. 극 중 심야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세월호를 언급했다는 이유로 담당 피디가 연출 정지되는 이야기로 시작하는 영화. 기본적으로 멜로 영화였지만, 정치적인 언급이 조금 있어서, 배우들이 기피하는 영화였다. 

신인 감독의 데뷔작인데, 주연 배우도 그다지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영화다 보니, 정치인 까메오 출연이 절실했다. 까메오 마저 없으면 누가 그 영화에 관심을 가져주겠는가. 당시 박원순 시장님을 비롯해 수많은 정치인들에게 부탁했지만, 모두 거절당했다. 거절당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그 분들은 너무너무 바쁘신데, 영화 촬영은 너무너무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노회찬 의원님도 약속 못 지키겠다고 하셔서, 메일을 드렸다. “의원님 출연하신다고 사람들이 다들 알고 있는데, 대본도 그렇게 준비했는데, 출연 안 하시기로 하면 저는 입장이 정말 난처해집니다.” 

객관적으로 보면 터무니없는 징징거림이었지만, 어쩌면 그래서 의원님께서 허락해주셨는지도 모르겠다. 이력도, 명성도 없는 신인 감독이, “저 큰일난다니깐요” 하면서 조르는 모습이 불쌍해서 말이다. 당시 김종철 비서실장이 전한 허락의 말씀은 그랬다. “그래 졌다.” 라고.

허락을 얻고나서, 해결책을 마련했다. 국밥집은 여의도로 잡았다. 그래야 바쁜 의원님의 시간을 덜 잡아먹을 테니까. 노 의원님과 김용민, 주진우를 한 장면에 몰았다. 이 분들은 연기가 서툴러서 영화의 리듬이 깨질 테니까,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해서. 그리고 스탭들과 촬영 준비를 마치고서 연습을 거듭했다. 그 때 그렇게 말했다. “이거는 영화가 아니라 <동물의 왕국> 촬영하는 거라고 생각하자. 한 번 지나가면 끝이다. 두번째 테이크 없으니까, 실수하면 안 된다”라고. 

마침내 촬영장소에 노회찬 의원님이 나타나셨다. 진지하고 무표정한 모습은, 어쩌면 기분이 안 좋으신 것 같기도 해 보이지만, 어쨌거나 와 주신 것은 감사한 일이었다. 다른 까메오와 배우들이 자리를 잡고, 어떻게 촬영하는지 간략히 설명 드린 다음에 촬영을 시작했다. “레디. 액션!”

까메오와 배우들이 연기하는 동안, 촬영, 조명, 동시녹음. 스탭들이 숨 죽이며 자기 작업에 집중했다. 그리고 “컷. 오케이!” 사인이 나오고 모두들 그 자리에서 탄성이 터져나왔다. 평소 노회찬 의원님 모습과 확연히 다른 배역인데, 그 연기가 너무나도 자연스럽고 리얼했기 때문이다. 

노회찬 의원님이 배우를 직업으로 선택하셨어도 연기력으로 손 꼽히는 연기자가 되셨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연기가 좋았다. 리허설도 없이, 단 한 번의 촬영으로 명품연기가 나오다니. 이런 연기력은 의원님의 감수성 덕이 아닐까. 라고 생각한다. 평소 주변 사람들을 보면서 관심 갖고 공감해왔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을 거라고. 그 감수성 덕분에, 우리사회의 가장 약한 자들 곁에 서는, 정치인으로서 존경스러운 모습을 보여주실 수 있었을 거라고. 

글 쓰면서 다시, 마음 따뜻하셨던 노회찬 의원님이 보고싶어진다. “노회찬 글마 빨갱이 아니야?”라고 대사하셨던, 우리 영화 <달밤체조 2015>를 다시 한번 찾아봐야겠다. 


- 신봉철 (영화감독, <달밤체조 2015> 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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