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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 소식

[민들레(50호)] 5주기 특집 - 5주기 추모제 ‘같이 잘 삽시다’를 마치고

재단활동 2023. 08. 01





5주기 특집

노회찬 5주기 추모 심포지엄을 마치고서


- 이종민 (노회찬재단 교육부장)


벌써 다섯 해가 지났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잊혀진다고 하는데, 그렇지 않는 사람도 있습니다. 슬퍼하지 말고 당당히 나아가라 했지만, 그리움에 아직 내 안에 차 있는 눈물의 무게가 무거워서일까요. 발걸음이 쉽사리 앞으로 내딛어 지지 않습니다. 돌아보면 돌아볼수록 당당히 앞으로 나아가라는 그의 채근이 선명해지지만, 그런 그의 채근조차 그리워 7월이면 더욱 노회찬의 발자취, 말과 글의 자취를 떠올리게 됩니다. 

“같이 삽시다. 같이 잘 삽시다” 5주기 추모 행사를 준비하고 진행하며 계속 되새긴 말귀입니다. 많은 후원회원님들도 이 문구를 올해 노회찬을 떠올리며 염두에 두고 싶어하는 말이었다는 사실이 신기하고 큰 의미로 다가왔습니다. 같이 꿈을 꾸셨던 분, 함께 땀을 흘리셨던 분, 저처럼 먼발치지만 응원하고 공감하고 지지하셨던 많은 분들이 저보다 더 슬픔이 가득하실 텐데, 그 슬픔에 머무르지 않고 앞으로 어떻게 해보자는 당찬 포부와 같은 말을 올해의 추모 글귀로 선택하셨다는 사실이 주는 의미가 크고 묵직했습니다. 

‘빨리’보다 ‘어디로’, 그리고 ‘어떻게’ 그 걸음을 내딛을지 고민해봐야 했습니다. 5주기 추모 기간 첫머리에 열린 추모 심포지움 <복합위기의 시대, 우리가 마주한 질문’들’>은 그 고민을 함께 하려는 노력이었습니다. 상식이 뒤집히고, 전례 없는 위기와 어려움이 정치, 경제, 사회, 심지어 기후에서 연달아, 그리고 뒤섞여 나타나는 현실을 직시하고 마주해 어떻게 “앞으로 나아가”야 할까에 대한 생각을 모아 보려는 노력이었습니다. 

<밤이 깊을수록 별은 더욱 빛납니다> 추모 전시로 2주간 시민 여러분을 모시면서, 어린 노회찬에서 어른 노회찬이 남긴 삶의 흔적을 다시 살펴봤습니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고, 같이 잘 사는 세상을 꿈꾸던 ‘사람 노회찬’이 자라나고 살아가는 흔적을 함께 밟아 보았습니다. 점점 어두워져만 가는듯한 요즘의 현실 속에, 어두움 속에서 빛을 잃지 않고 더 큰 밝음을 위해 스스로를 다듬고 다져오던 ‘사람 노회찬’이 남긴 빛을 시민 여러분과 함께 보며 우리 평범한 개인과 시민, 일하는 사람들이 빛을 잃지 않고 살아갈 용기와 희망을 얻는 시간이었습니다. 

추도식의 맑은 하늘. 노회찬을 추모하기 위해 찾아주신 내빈 여러분들 사이사이로 스며드는 김지선 선생님의 무거운 말이 계속 귓가에 맴돕니다. “현실은 어렵고 국민들도 많이 힘들어하시는 것 같습니다. 좀 더 넓게, 깊게, 그리고 천천히 가더라도 확실하게, 그런 걸음을 내딛어 주시면 좋겠습니다.” 진심을 다해 한 걸음, 한 걸음을 내딛고, 그 한 걸음을 헛되고 가벼이 여기지 않던 함께 비를 맞던 노회찬. 그분의 정성과 마음, 뜻과 철학이 ‘같이 잘사는’ 세상을 만드는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나의 걸음은 무엇인가 더욱 생각하게 합니다. 저의 다섯 번째 추모였습니다. 


바라보며 응원하고, 지지하고 공감하던 나의 정치가 노회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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