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 소식
[민들레(64호)] 쉼지원 사업(한국여성민우회) 후기 "전주에서 만난 것들"
* 노회찬재단 2024 쉼지원 공모사업에 선정된 <한국여성민우회> 활동가들의 쉼프로젝트 성공기를 전해드립니다.
전주에서 만난 것들
전국 민우회 사무국장들, 쉼표로 연결되다
- 김희영 한국여성민우회 사무처장
연말이 다가오면서 10~11월에 진행해야 하는 토론회, 포럼, 각종 행사, 기금사업 마무리 등 그야말로 하루도 뺄 수 없는 상황에서 무려 이틀씩이나 빼서 떠나게 된 여행이었습니다. 자력으로는 도저히 기력을 차릴 수 없어 수액을 맞는 환자처럼 강제로라도 쉼이 필요한 우리였는데 마침 <노회찬 재단> 덕에 좋은 강제 수혈^^을 했습니다.
알콜 중독인 아들에게 좋은 한약재를 넣어서 몇 시간을 끓여 만들었다는 모주 만들기 체험을 통해 좋은 ‘엄마’ 되기는 힘들다는 것을 깨달았고 이것이 과연 아들에게 좋을 일일까 회의를 갖기도 했습니다. 남부시장에서 우연히 들른 흑백사진관에서는 시금치~, 개구리~를 외치며 추억에 남을 흑백사진을 찍었습니다. 숙소에서 진행한 '카드로 뽑는 질문' 프로그램 통해 서로를 좀 더 알게 되었습니다. “사무국장으로서 가장 어려웠을 때와 보람 있었을 때”란 질문에서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5개 사업을 혼자 진행하느라 허리 디스크가 나을 날이 없는 경우, 올해 처음 사무국장 되어 쏜살같이 흘러가는 날들 속에 '아 맞다'를 연발하며 긴장과 자책 속에 몇 달을 조마조마 하며 지내온 일, 장년차가 돼가지만 원숙해지기는커녕 산적한 일로 여전히 긴장 속에 있고 최근 번아웃을 통과한 경우, 중간관리자 역할로 힘든 일을 겪고 신청한 기금사업이 천재지변으로 무산됐는데 왠지 내 탓도 있는 듯해 자책한 경우, 안팎으로 힘든 일이 너무 많아 뭐라 해줄 말이 없는 경우 등 있을 수 있는 모든 고민들을 풀어놓으면서 ‘나만 '아 맞다'를 연발하는 게 아니구나’하는 위안을 얻었습니다. 우리는 너무 자책하며 산다는 것을 깨닫고 자신에게 칭찬과 격려를 많이 해주자는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마더피스 타로를 통해 지금 내 상태를 점검하고 희망찬 내년을 기대해보게 되었고 마니또 미션을 수행하고 편지를 전달하면서 서로에 대한 애정은 돈독해졌습니다.
맛의 고향 전주답게 먹는 음식마다 최고였고 품격 있는 펜션에서의 일박은 지금 돌이켜보면 꿈만 같습니다. 공모 신청하고 프로그램 준비해준 본부 활
동가들, 워크숍에서 맡은 역할을 최선을 다해 수행해준 동료 사무국장님들, 그리고 무엇보다 이러한 힐링 워크숍을 가능케 해준 <노회찬 재단>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춘천여성민우회 꼼꼼)
연차와는 상관없이 각자의 자리에서 많은 고민을 하고 계시는 모습을 보면서 부지런히 쫓아가보겠습니다. 다들 너무 멋지고 존경스러워요. ‘사무국장으로서의 할 일’ 이라는 페이지를 채우고 완성하는 그날까지 느리지만 노력하겠습니다. 모든 시간이 웃음이었고 즐거웠습니다. (군포여성민우회 희동)
전주 내려오는 기차타고도 속으로 구시렁거렸었습니다. 낯가림이 심한 내향형이라 육체적 피로에 정신적 피로까지 더해질 상황이 조금은 버거웠다고나 할까… 사람은 같이 밥을 먹으면서 맘을 나눈다고 하는데 맛난 점심을 시작으로 쌓인 피로가 풀리기 시작! 밤늦은 시간까지 나눈 이야기는 무거워지는 눈꺼풀을 이겨낼 만큼 재미도 감동도 한 가득이었어요. 타로로 나눈 이야기는 또 다른 진솔함이 있었고요. 다시 또 이런 기회가 온다면 무조건 필참입니다! (파주여성민우회 뒹굴)
워크숍을 참석하기 위해 달려가는 차안에서는 쌓여있는 일들을 생각하면 걱정과 설렘으로 무언지 모를 감정을 가지고 시작된 워크숍~ 다른 지부의 사무국선생님과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시간이 좋았고 홀로 물안개가 깔린 산을 바라보며 쉼을 즐기는 제 자신을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각 지부의 사무국의 힘듦을 나누고, 힘이 되어줄 말들을 나눠 에너지를 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아 이번 워크숍을 위해 애써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원주여성민우회 든솔)
분기별로 열리는 사무국장 네트워크에 가면 지부별로 산적한 현안 얘기를 하느라, 또 전국 각지에서 모인 사무국장들의 기차시간에 늦을까봐 늘 시간에 쫓겨 사업 얘기만 하고 속 얘기는 잘 나누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만나서 얼굴만 봐도 반갑고, 눈빛으로 서로 응원을 주고받았습니다. 지부 안에서는 나누기 어려운 고민도 다른 지부 사무국장 선생님들께 나누며 조언을 얻을 수 있었으니까. 늘 시간에 쫓기던 우리에게 이번 노회찬 재단의 쉼지원 프로젝트는 꼭 필요한 사업이었습니다. 전주에서 모인 우리는 노회찬재단의 지원 덕분에 모악산이 바라보이는 단독 건물 숙소를 빌리고 평소 먹고 싶었지만 비싸서 망설였던 먹거리들도 맘껏 사먹을 수 있었어요. 중국집에서 처음 만난 순간부터 다음 날 헤어지는 순간까지 단 한 순간도 자유 시간 없이 수다로 꽉 채운 시간이었어요. 특히 30분만 하고 끝내기로 했던 카드 프로그램은 3시간가량 진행되었습니다. 앞으로 새로운 도전에 부딪히더라도 이번 1박2일의 시간을 생각하면 잘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고양여성민우회 설이)
솔직히 고백하자면 이제야 얼굴과 별칭과 지부를 연결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 워크숍이 아니었으면 우리가 안녕하는 그 날까지도 헷갈렸을 거예요. 1만 이야기해도 90~100을 알아듣고 공감해주는 사무국장 네트워크 짱입니다. 그리고 본부의 보라 활동가덕분에도 다른 활동가들도 뒤에서 물심양면 힘을 써주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어요. 사무국장을 하는 동안은 계속 서로 응원하고 있다는 믿음으로 버틸 수 있을 것 같아요.(광주여성민우회 햇살)
돌이켜보면 동료들과 함께 한 순간순간이 다였습니다. 큰 꿈도 작은 도전들도 그 속에서 만들어졌습니다. 사무국장이란 무게의 무거움 함께 덜어내고 손아귀 힘을 풀어낼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한국여성민우회 꼬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