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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 소식

[민들레(67호)] <제6회 노회찬상> 시상식 이모저모

재단활동 2025. 03. 05



 

<제6회 노회찬상> 시상식 이모저모

- 이강준 (노회찬재단 사업기획실장)



지난 2월 26일 전태일기념관에서 <제6회 노회찬상> 시상식이 있었습니다. <노회찬상>은 노회찬 의원의 정신을 계승하여, 사회 약자들의 권리를 확대해 평등하고 공정한 사회를 실현하는 개인이나 단체의 노력에 격려와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제6회 노회찬상, ‘미등록 이주아동 노동자’ 고 강태완 님 선정

<제6회 노회찬상> 수상자 고 강태완 님은 5살 때 엄마를 따라 몽골에서 한국으로 이주한 미등록 이주아동으로, 한국에서 20여 년 동안 ‘미등록 이주 아동’으로 살다 안정적 체류 자격을 얻은 지 불과 4개월여 만에 너무나 안타깝게도 산업재해로 숨졌습니다. 시상식에 참석한 고 강태완 님의 어머니 엥크자르갈(Enkhjargal) 님은 이틀 전 월요일이 아들의 서른 세번째 생일이라 아들 유골이 있는 절을 다녀왔다며, 살아있을 때 생일은 즐거운데 아들이 죽고 나니 생일이 슬프게 느껴진다며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수상소감 영상으로 만나기]

“태완이는 자랄 때 대학도 갈 수 없었고 핸드폰도 못 만들고 인터넷, 은행계좌, 카드도 못 만들었어요. 한 마디로 젊은 사람답게 꿈꾸며 살지 못하였어요. 젊은 사람들은 다들 꿈을 꾸는데 우리 아들은 꿈꿀 수가 없었어요. 왜냐면 한가지 이유, 비자가 없었기 때문이예요. 그 한 가지가 없어서 태완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어요. 만약 태완이가 그 나이에 맞게 대학을 나오고 직업을 갖고 보통 젊은이처럼 살았다면 이렇게 사고로 죽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요. 제가 한국에 데려오지 않았다면, 그래서 비자 없이 살게 만들지 않았다면, 지금도 살아있지 않을까 생각을 해요.”

강태완 님은 한국에서 거의 평생을 살았지만, 서류상으로는 한 번도 한국인으로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현재 국내 미등록 이주 아동은 2만 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게다가 법무부가 시행 중인 미등록 이주아동 구제대책은 오는 3월 31일에 종료된다고 합니다. 오랫동안 강태완의 어린 시절부터 곁에서 함께 해온 이주와 인권연구소의 김사강 연구위원은 이주배경 아동‧청소년이 배우고 자라온 한국에서 계속 꿈을 키워갈 수 있도록 서명 캠페인에 함께 해 줄 것을 호소했습니다. 

캠페인 참여하기



특별상에 ‘녹색병원’과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선정

<제6회 노회찬상> 특별상은 ‘녹색병원’과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가 수상했습니다. 녹색병원은 오랫동안 ‘노동자가 건강한 세상’을 위해 취약직종 노동자의 건강검진과 치료를 지원하고, 산업재해와 직업병 예방을 위한 연구를 지속하며 노동환경 개선에 기여해 왔습니다. 또한 녹색병원은 ‘전태일 의료센터’ 건립을 통해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병원’이라는 설립 취지에 맞게 노동자 중심의 공공의료 모델을 정립하려 하고 있습니다. 노회찬상심사위원회는 ‘전태일 의료센터’ 건립에 벽돌 한 장을 쌓는다는 마음으로 특별상을 수여한다고 밝혔습니다. 녹색병원의 임상혁 원장은 이해하기 힘든 상황들을 유쾌하게 꼬집으면서도 다시 기운 차리고 일어날 힘을 불어넣는 정치가 노회찬이 그립다며, 커다란 응원과 격려가 된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습니다. [수상소감 영상으로 만나기]






“2년 전에 전태일노동상을 받았습니다. 상패가 엄청 무겁습니다. 상패를 원장실에 두었는데요, 오가며 볼 때마다 ‘내가 잘하고 있나’를 생각하면, 계속 마음이 무거운 거에요. 근데 이제 그 옆에 노회찬상 상패가 있을 텐데, 이게 정말로 무겁고 그렇습니다. 오늘 노회찬상에 우리 강태완 님을 선정해주셔서 더욱 감사합니다. 녹색병원은 미등록 이주아동에 대한 의료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주노동자의 문제도 너무 심하기 때문에, 이주아동에 대한 관심이 없어지지 않을까 걱정을 했습니다. 노회찬재단에서 이렇게 큰 상을 주셔서 오히려 제가 더 감사하다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노회찬 의원님처럼 더 낮은 곳에서 투명인간과 연대하는 그런 병원이 되겠습니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는 노동자들에게 가압류, 가처분, 통장 압류, 단전단수, 부동산 강제 경매 등 온갖 법적 수단과 굴착기와 전기톱까지 동원한 탄압에 맞서 그때마다 노동자들의 기적적인 연대로 고비를 넘겨 왔습니다. 노회찬상심사위원회는 장기간의 고공농성을 이어가는 노동자들을 격려하고, 외국인 투자 기업이 노동자들의 권리를 함부로 훼손하지 못하도록 법과 제도를 마련하기를 촉구하는 의미로 특별상을 수여한다고 밝혔습니다. 금속노조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최현환 지회장은 니토덴코가 화재보험금만 챙기고 버린 불탄 구미공장에는 두 여성 조합원이 400일 넘게 고공농성을 하고 있다며, 국회가 고용승계와 외투기업의 먹튀 재발방지에 책임 있게 나서길 촉구했습니다. [수상소감 영상으로 만나기]

“한국옵티칼의 모기업인 닛토덴코는 물량을 다른 공장으로 빼돌리고, 우리들의 고용 승계를 2년 넘게 외면하고 있습니다. 해고도 모자라서 온갖 손배 가압류를 걸고, 노조 사무실에 물과 전기를 끊고, 조합원들에게는 통장 압류까지 하고 집도 경매하는 비인도적인 만행을 저질렀습니다. 구미 공장에는 두 여성 조합원이 400일 넘게 고공농성을 하고 있습니다. 공정하고 평등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지금 구미에서 국회까지 걷고 있습니다. 2월 7일 구미 농성장에서부터 3월 1일 국회까지 희망뚜벅이를 걷습니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 조합원들도 포기하지 않고, 외투 기업의 고용을 책임을 묻고 반드시 현장으로 돌아가겠습니다.”


지난해 <제5회 노회찬상> 수상자 전원 참석





이날 시상식에는 <제5회 노회찬상> 수상자 전원이 참석해 주셔서 더욱 뜻깊은 자리였습니다. 지난해 시상식 당시에는 수상자 모두가 소송 당사자였지만, 1년이 지난 올해는 사법 승리의 소식과 함께 근황을 함께 나눌 수 있어서 참석자 모두 서로 축하하고 기뻐했습니다. 

61년 전 성폭행하려는 남성의 혀를 깨물었다가 중상해 피의자가 된 최말자(78·사진) 님은 재심 청구가 5년 만에 받아들여졌고, 재판 날짜를 기다리고 계신다고 합니다. 멀리 부산에서 시상식 참석을 위해 흔쾌히 올라오신 최말자 님은 ‘지난해 상상도 못할 큰 사랑을 받았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습니다. 특별상을 수상했던 박정훈 해병대령은 지난 1월 9일 군사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고, 19개월간 두 평 남짓한 공간에서 홀로 있다가 최근 사령부 본부로 자리를 옮긴 근황을 전해주셨습니다. 특히 군사법원에서의 무죄판결은 ‘이제 위법한 명령에 복종해서는 안 된다’는 우리 사회의 큰 기준점을 제시했다고 평가하셨습니다. 또 다른 특별상 수상자인 소성욱‧김용민 부부는 작년 7월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를 했고, 지금은 더 나아가서 혼인 평등, 동성결혼 법제화를 위한 소송을 함께 또다시 시작했다고 합니다. 또한 노회찬상이 ‘끝나지 않은 싸움이 승리의 길을 갈 수 있도록 특별한 의미’가 되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눠주셨습니다. 

고 강태완 님의 어머니 엥크자르갈 님을 최말자님이 말없이 꼭 안아주시는 장면은 감동적이었습니다. 박정훈 해병대령과 소성욱‧김용민 부부는 자신들의 사법 승리의 기운을 받아 뜻하신 바를 이루기를 기원한다며 <제6회 노회찬상> 수상자들을 응원했습니다. 한편, <제6회 노회찬상> 시상식의 2부로 진행한 수상자 특별강연은 노회찬재단 유튜브를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 

<제6회 노회찬상> 시상식 이후 수상자들은 함께 식사를 하며 교류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 자리에 함께 한 심사위원은 우리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걸 다시금 깨달았다며, 서로가 알게 모르게 연결되어 있고 도움을 주고받으며, 느리지만 조금씩 나은 세계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소감을 나눠주셨습니다. 노회찬상을 계기로 맺은 인연을 이후의 실천에서 계속 이어가기로 하고, ‘평등하고 공정한 나라’를 만드는 길에 함께 하기 위해 노력할 것을 다시 한번 다짐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언론보도

[프레시안] 미등록 이주아동 출신 산재사망 청년 고 강태완 씨, 제6회 노회찬상 수상
[매일노동뉴스] 6회 노회찬상에 산재로 숨진 몽골 청년 ‘강태완’
[한겨레] 노회찬상에 ‘미등록 이주아동’ 노동자 고 강태완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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