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 소식
[민들레(68호)]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봄이 왔습니다. 그런데 봄 같지가 않습니다.
작년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 이후 벌써 100일이 훌쩍 넘었습니다. 그동안 대통령이 소추되고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변론이 종결된 지도 이제 한달이 지났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도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 선고는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그 사이 검찰과 법원은 내란수괴 윤석열을 석방시켰고, 윤석열 체포를 방해했던 경호처 간부들은 여전히 구속조차 되지않고 있습니다. 헌재의 선고가 늦어지면서 온갖 추측이 난무하지만, 온 국민이 총을 든 군인들이 국회로, 선관위로 난입하는 것을 지켜봤습니다. 윤석열의 후안무치한 거짓말들을 낱낱이 지켜봤습니다. 헌정질서를 수호할 의무가 있는 헌법재판관이라면, 어찌 ‘윤석열 파면’ 말고 다른 선택을 할 수 있겠습니까?
“목숨은 두렵지 않다”는 그 말
광화문에 천막농성장이 하나둘 늘어나고 있습니다. 매일 밤 집회가 열리고, 주말이면 전국에서 수십만, 수백만 명의 시민들이 형형색색의 응원봉을 들고, 저마다의 깃발과 피켓을 들고 거리로 나서고 있습니다. 지난 27일 전국 시민총파업으로 광장에 나선 시민들은 “더 이상은 민주주의의 붕괴를, 정의의 지연을, 일상의 파괴를 참아낼 수 없는 우리의 마음이 우리를 이 자리에 모이게 했다”고 외쳤습니다.
얼마전 광화문 천막농성장을 찾은 어떤 분은 “저도 여러분들과 함께 집회에 참석하고 싶지만, 한 달에 두 번밖에 쉬지 않고 오후 8시쯤 일이 끝나기 때문에 집회에 참석하지 못해서 너무 죄송하다...대신해 통장을 털어서 작은 금액이나 보태고자 하오니 너그러이 용서해 달라”고 했습니다. “만약 탄핵이 기각된다면 어차피 자유는 없어지고 민주주의는 사라지기 때문에, 다니던 직장을 바로 그만두고 거리투쟁에 나설 것”이라며 “목숨은 두렵지 않다. 65년 정도는 살았으니까요”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만인이 평등한 나라’의 시작
윤석열이 파면되는 그날까지 시민들은 좌절하지도 포기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헌재는 더는 선고를 늦추지 말아야 합니다. 목숨마저 두렵지 않다는 시민들의 결연한 목소리를 새겨들어야 합니다. “아직 우리에게 봄은 오지 않았으며, 윤석열을 파면시켜야 진정한 봄”이라는 주권자들의 절박한 요구에 즉각 응답해야 합니다. 윤석열 파면과 내란죄 처벌은 노회찬이 말한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한 나라’의 시작입니다. 노회찬재단은 윤석열이 파면되고, 내란수괴로 처벌받는 그날까지 시민들과 함께 하겠습니다. 어느 시민이 말했듯이 “과거가 현재를 돕듯이, 지금 오늘이 미래를 돕는다는 믿음”으로, 시민들과 함께 만인이 평등한 민주주의를 향해 나아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