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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 소식

[민들레(75호)] ‘6411 오카리나’ 소모임으로 모인 우리들 (신영옥)

재단활동 2025. 11. 03





‘6411 오카리나’ 소모임으로 모인 우리들         
- 신영옥 (숲의소리 오카리나 배우기 2기 수료생)



23년부터 24년까지 광명시 생활 악기 오케스트라 단원 활동을 했다. 25년에도 단원 활동을 하려니 생각했다. 그런데 음악 감독이 바뀌면서 하모니카 단원을 내보내고 플룻 단원을 새로 뽑았다. 돈을 받고 단원 활동을 한 것은 아니었지만 단원들과 연습하고 년 말에 정기연주회도 하고 나름 재밌게 활동했는데 서운하기 그지없었다. 그런데 노회찬재단에서 오카리나반 2기를 모집한다는 공고가 떴다. 한쪽 문이 닫히면, 다른 문이 열린다는 말이 생각나며 마침 잘됐다 싶었다. 

나는 오카리나 배우기가 쉬운 줄 알았는데 막상 배우려니까 녹록지 않았다. 소리가 이상하게 나면 영락없이 제대로 막지 않은 부분이 있었다. 잘 막는다고 힘을 주다 보면 어깨가 아파지기도 했다. 계명 따라 손가락의 위치를 자유자재 바꾸어야 하는데 손가락이 쥐가 난 것처럼 잘 움직여지지 않을 때도 있었다. 슬슬 하모니카나 불고 편하게 살 걸, 후회하는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알토와 소프라노 악기까지 샀으니 지금 와서 그만두기도 그랬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노회찬재단에 큰 도움을 드리는 존재는 못될지라도 피해를 끼쳐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쉽사리 그만두지도 못했다. 강사 선생님은 우리에게 폭풍 칭찬을 해주시며 하다 보면 언젠가는 잘하게 되어 있다고 자성예언을 해주셨다. 

오카리나 모임에 늦게 들어온 분이 있었다. 오카리나를 배우고 싶은 마음에 인터넷 검색을 하여 노회찬재단 오카리나 ㄴ반을 찾아왔다고 했다. ‘파란 마음 하얀 마음’ 노래를 연습하는데 우리는 소프라노 부분을 연주하는데 알토로 화음을 넣어서 연주하는 소리가 그렇게 듣기 좋을 수가 없었다. 처음으로 오카리나 소리의 매력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7월 19일 추모제에서 1기 2기 단원들이 오카리나 연주를 한다고 했다. 그러고 보니 처음에 단원 모집할 때도 그런 얘기가 있었던 게 생각났다. 하늘도 추모제 날을 기억해 비를 내려주었다. 입구에서 리허설하고 순서에 맞추어 ‘홀로 아리랑’과 ‘파란 마음 하얀 마음’을 연주했다. 점심을 먹고 몇 분이 모여 모란 공원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노의원 묘를 다시 돌아보고 전태일 열사, 박원순 시장, 조영래 변호사 묘소를 둘러보고 각자 돌아가며 소감을 나누었다. 노의원과 저승에서 같이 어울리고 계실 분들의 묘를 둘러보며 노의원과 박시장의 명예 회복을 얘기하고 고인들과 얽힌 에피소드를 나누는 자리도 추모제만큼이나 뜻깊은 자리였다.

이제 오카리나반 1기와 2기가 하나로 합쳐져 ‘6411 오카리나’팀으로 이름이 지어졌다. 7주기 추모제과 노회찬재단 함께데이 ‘기후정의 영화제’에서 같이 연주한 적이 있다. 이제 하나로 합쳐져 연습까지 함께 하게 됐으니 시너지가 배가 될 것이다. 생전에 ‘모든 시민이 악기 하나쯤 연주하는 세상’을 꿈꾸었던 노회찬의 유지를 받들고, 새벽부터 하는 노동으로 세상을 돌아가게 하면서도 투명 인간 취급을 받는, 6411 버스를 타는 노동자들에게 꽃 한 송이 바치는 마음으로, 노회찬재단에서 하는 행사에 부름이 있으면 어디든 달려갈 것이다. 더 좋은 소리로 무대에 서려면 연습은 필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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