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재단 - 평등하고 공정한 나라


재단 소식

제3회 노회찬포럼 결과보고

재단활동 2019. 08. 30







평등하고 공정한 나라를 상상하기 위해서
 

스웨덴은 경제적 효율성과 사회적 통합을 동시에 실현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 점에서 경제성장을 위해 사회통합을 희생한 영-미형 자유시장경제모델 국가들과 대조적으로, 경제적 효율성은 물론 평등성과 공정성의 사회적 통합을 실현하는 데서도 모범을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면 스웨덴은 어떻게 경제적 효율성과 사회적 통합을 동시에 실현하며 평등하고 공정한 나라를 만들고 유지할 수 있을까? 사실 이런 궁금함은 오래된 질문이다. 책과 논문, 수많은 현장 견학을 통해서 스웨덴은 노동계급의 계급형성과 정치세력화에 기초하여 경제민주주의와 유연성-안정성의 균형을 이루는 제도적 장치들을 수립함으로써 노동과 자본이 공존·상생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 수 있었다는 사실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 왜 다시 스웨덴 이야기인가? 이날 발표를 맡은 조돈문 노회찬재단 이사장은 “노회찬재단은 노회찬의원의 꿈을 잇기 위해 평등하고 공정한 나라를 지향하는데, 그럼 평등하고 공정한 나라는 어떤 나라냐? 그런 나라가 가능한가 의문도 있다. 그래서 그 구체적인 사례를 다시 살펴보고 노회찬재단은 이런 나라로 가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함께 생각해보자는 의미이다”고 말했다.
조돈문 이사장은 발표를 통해서 “스웨덴은 경제적 효율성과 사회적 통합을 동시에 실현한 나라이다”라며 “스웨덴은 2008년 세계금융위기 당시 타격을 가장 심하게 받은 나라이자 가장 빠르고 효과적으로 경제위기를 극복한 나라이다. 또 사회통합은 평등하고 공정해야 가능하다. 그런 면에서 스웨덴은 자본주의 사회 중 가장 평등한 나라이고, 비정규직 노동자, 여성 등 사회적 약자들이 살만하다고 평가하는 공정한 사회이다. 공정성의 핵심은 상호적 공정성이다”고 소개했다. 

조돈문 이사장은 “스웨덴 사회는 어떻게 작동하는가? 우선, 경제민주주의이다. 노동과 자본이 공존 상생하는 계급타협을 했다. 공동결정제, 노동조합 이사제 제도가 70년대에 제도화되었다. 그리고 스웨덴 사민당은 1932년 이래 70년 동안 장기집권 해왔고 복지국가를 만들었다. 노동계급의 계급형성이 잘 되고 정치세력화에 성공한 결과다”라며 “이러한 경제민주주의와 사민당 장기집권을 통해 노동시장에서부터 유연성과 안정성의 균형을 이루었다. 이 제도들이 황금삼각형 장치들이다. 그 구성요소는 첫째, 유연하고 신뢰할만한 고용계약제도, 둘째 효율적이고 적극적인 노동시장정책, 셋째 관대한 실업자 소득보장제도이다. 그리고 이 제도들은 이중구조이다. 법이 보장하는 한편, 노사가 자율적으로 추가 보장을 한다”고 설명했다. 

조돈문 이사장은 스웨덴 노동시장의 파견노동제도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소개했다. “스웨덴의 노동전략은 직접고용 비정규직보다 간접고용 비정규직을 더 강력하게 규제한다. 그래서 파견 노동자를 사용업체 직접고용 정규직과 동등처우하게 하고, 비파견 대기기간에도 임금을 지급하게 한다. 그렇게 하게 되면 사용자 입장에서 실제 노동력을 사용하지 않으면서 임금부담을 하게 되는 것이다. 사용업체가 파견노동을 쓸 경우 대체로 20% 더 지출하게 된다. 스웨덴은 경제가 어려워졌을 때의 노동시장 유연성 확보를 위해 비정규직 제도를 두고 있는 것이다”고 한다.   

조돈문 이사장은 스웨덴의 실험이 한국사회에 주는 함의에 대해 “스웨덴의 법과 제도들을 벤치마킹 하려면 스웨덴과 우리의 조건 차이를 알아야 한다”며 “스웨덴은 노동계급과 자본계급의 이해관계가 동시에 증진되는 국면의 정점에 있다. 그럼 왜 우리나라에서는 자본계급이 일방적 이익을 추구하게 되는가? 이 점에서 공정 상생의 계급 타협이 어떻게 자본계급에도 좋은지에 대해 스웨덴의 사례를 통해 생산현장에서의 상호신뢰를 통한 계급타협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스웨덴처럼 노동계급 형성에 성공하려면 조직된 노동이 중심이 되어야 하며, 전체 노동계급을 대변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 명실상부한 산별노조로 가고 비정규직 등이 포용되어야 하고, 노동시장 차원에서 고용안정, 소득보장을 촉구해야 한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이해관계 적대성을 재생산구조를 완화하기 위해 고용보험제도를 확대해야 한다”

끝으로 조돈문 이사장은 “조직노동이 시민들로부터 불신을 받는 것은 정규직 노동 이기주의때문이며, 여기서 벗어나려면 전체 노동계급 이익에 기여해야 하고, 노동전략도 동원의 논리를 넘어 설득의 논리를 가지고 시민들도 설득해야 한다. 사회적 대화기구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며 “비개혁주의적 개혁 전략을 확대해야 한다. 개혁을 추구하되 제도개선을 통해서 노동자와 사회적 약자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동시에 그게 계급형성에도 기여하는 것이다. 경제민주주의가 대표적이다. 우리나라도 이런 비개혁주의적 개혁을 벤치마킹 해야 한다. 다만 스웨덴과 우리나라의 조건이 다르니까 이에 맞는 전략을 취해야 한다. 우리는 노동계급 형성을 최우선 과제도 삼아야 한다”고 발표했다.
 

첫 번째 토론자인 박용석 민주노총 부설 정책연구원장은 “스웨덴 모델은 너무 멀리 있는 모델이다. 우리나라와 스웨덴은 역사적 조건과 정치구조의 차이가 크다. 그러나 대안사회를 고민하는 속에서 스웨덴 모델은 우리들에게 정책적 함의를 준다”며 “접근할 수 있는 방안이 뭐가 있나? 문재인 정부가 촛불 정부로 돌아가는 것으로 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그것이 노동자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다”, “노동존중사회 모델, 모범적 사용자에 근거한 노동시장 개입, 정부정책에 동원하기 위한 사회적 대화에 대해 정부 스스로 돌아봐야 한다”, “노동도 되돌아봐야 한다. 전투적 운동방식은 가장 쉬운 방식이다. 정치세력화 모델을 개발하고 노동운동이 사회개혁의 동력을 얻기 위해 노동시장 이중구조 문제, 양극화 문제의 극복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광주형 일자리 사례를 통해서도 초기업단위 교섭구조 필요성이 있다”고 토론했다.

이창곤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장은 “스웨덴 모델이라고 할 때 어떤 모델을 이야기 하는가에 대한 전제가 필요하다. 현장에서 보는 스웨덴은 책에서 보는 스웨덴과 간극이 크다. 오늘의 스웨덴을 보지 않고 과거의 스웨덴만을 보면 안 된다. 대상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토론을 시작했다. 이어서 이창곤 원장은 “어떻게 스웨덴처럼 평등하고 공정한 상생의 사회로 갈 수 있는 것인가? 그 조건, 경로에 대해 발표자께 듣고 싶다”, “노동과 자본의 공존상생, 즉 관리된 유연성과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 등 한국적 황금삼각형이 현실 가능한 것인지? 그렇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특히 스웨덴의 관리된 유연성이 즉 파견노동을 허용하되 적극 규제하는 전략은 엘오와 파견업 협회간의 단체협약 체결로 이뤄졌는데, 우리에겐 그런 대표성 있고 권위 있는 관련 사용자단체가 누구인지, 적절한 대표성이 없다면 어떻게 가능할 수 있는지?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야 하는가?” 질문했다. 또 “발표문에서 강조한 직장보장 방식에서 취업보장 방식으로의 전환은 노동방식의 변화 상황에서 매우 중요한 함의를 지니는데, 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은 무엇인가? 노동시장정책 강화와 고용안정 및 소득안정 강화라는 당위로 가능한지?”질문했다. 이창곤 원장은 “최저임금 인상, 노동시간 단축, 비정규직 정규직화에서 진전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사회적 대화의 파행도 있고 경제정책과 사회정책의 엇박자가 나타나는 등 문재인 정부의 노동정책의 문제점과 그에 대한 적절하지 못한 노동의 대응, 노동이 가지고 있는 약한 신뢰자본 상황에서 노동계급의 형성은 고사하고 사회적 경제적 주체로서 노동계급이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야 할 것인가 고민이 중요한 우리사회의 과제이다”, “한국의 진전을 위해 노동운동의 혁신과 신뢰를 얻는 것이 필요하고, 노동운동이 사회적 대화의 장을 통해서 문제를 풀어가도록 적극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 “정치적 측면에서 선거제도 개혁이 복지개혁 등 다른 개혁보다 더 중요하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위해서 노동운동과 시민사회가 관심을 기울이고 촉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토론했다. 

장선화 한국외대 글로벌정치연구소 초빙연구위원은 “스웨덴의 역사적 경험, 지정학적 위치, 국가 규모, 민주주의 제도적 구성, 시민 문화 등은 한국과 현저히 다른 측면이 있다. 따라서 한국에서 주목할 것은 위에서 언급한 행위자의 전략적 차원, 계급연대, 정책 아이디어, 원칙적 실용주의적 태도 등일 것이다. 스웨덴이 오랜 기간 형성한 계급 내-계급 간 연대전략, 사회적 시장경제를 실현할 혁신적 정책 아이디어, 원칙적 실용주의적 태도의 의회 협력 등이다. 역사‧사회‧문화적 차이가 분명 있지만 일례로 스웨덴의 노사 연대, 젠더 평등적 사회로의 변화는 혁신적 제도는 장기간에 걸친 실행을 통해 사회를 변화시킨다는 점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이다”라고 토론했다. 또한 현재의 스웨덴 상황에 대해 “현재 스웨덴이 직면한 과제는 한국과 유사하기도 또 다르기도 하다. 시장차원에서는 유사한 문제에 직면해 있다. 스웨덴 경제를 위협하는 가계 부채의 증가와 대도시 주택시장 과열 조짐으로 주택정책의 재정비가 필요한데다 청년실업이 2000년대 전반에 걸쳐 핵심적인 경제과제로 남아있다. 또한 지속적인 복지 재정 개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높은 과세와 줄어드는 사회보장 혜택에 불만을 갖는 중산층들을 지속적으로 설득할 혁신이 필요하다. 정치적으로는 시장친화적인 중도우파 정부 집권기를 경험한 기업들에게 사민당의 집권을 통해 기업 부담이 증대되는 법안을 통화시키기 위한 보수당과 자유당의 합의를 이끌어야 하며, 포용적 난민정책과 사회보장정책, 친 EU 정책을 반대하는 스웨덴민주당의 반대를 감안해야 한다. 스웨덴사민당은 비민주적인 스웨덴민주당과 연정을 거부하고 비협력을 천명한 바 있다”고 소개하며 “스웨덴과 유사한 ‘혁신적 포용국가 구상’ 혹은 다른 이름의 사회통합에 기초한 혁신 국가적 대안을 실현하기 위한 제도 설계도 중요하지만 연대와 통합을 이끌 수 있는 정책 아이디어와 프레임이 필요하다”고 토론했다. 

하수정 북유럽연구소 소장은 “스웨덴 내무부 장관을 지냈던 라스 다니엘손 EU대사는 좌우에 관계없이 스웨덴 전체가 동의하고 있는 네 가지 가치가 있는데 복지국가, 지속가능발전, 남녀평등, 빈부격차를 줄이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소개하며 “스웨덴에서는 조세 저항이 적은 것은 물론  오히려 친구들은 세금 내는 것을 기쁘게 생각할 정도였다. 재분배 이후 소득 상위와 하위 차이가 크지 않고 부를 과시하는 것을 천박하게 여기고 또 라곰과 얀테의 법칙이 사회 기저에 있다 보니 자연스레 사회 전체가 비슷한 수준으로 수렴된다. 중산층이 두터워 대부분 자신이 내는 것보다 더 많은 혜택을 받는다고 느낀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정치에 대한 신뢰다. 과거 스웨덴의 수상이었던 올로프 팔메는 사람들은 자신이 내는 세금이 허투로 쓰이지 않는다는 믿음이 있어야 세금을 낸다고 했다”고 토론했다. 이어 하수정 소장은 “대한민국에서 경제민주화는 여러 의미로 쓰이고 있지만 사실 스웨덴에서 처음 경제민주화를 말할 때 노동조합의 힘을 키워 자본과 기업 운영에 직접 참여하는 것, 경제 운영의 민주화(이래서 과거 미국 사람들이 스웨덴을 보고 공산주의자니 사회주의자니 했는지 모르겠는데)주의를 접목한 임노동자기금도 대표적인 시도로 볼 수 있다”며 “날이 선 대립에도 사용자와 노동조합 그리고 정부는 지속적으로 협의해 자본주의는 크게 흔들지않고 직업군별로 연금기금제도를 발전시켜 안정된 노후를 보장하는 데까지 왔다. 그 역시 지난한 과정이었다. 포기하지 않고 서로를 계속 만나고 설득하는 과정에 정치의 역할이 컸다. 2009년 제조업의 금속노조와 제조업사용자협회가 노동시간 단축과 인건비 분담을 골자로 경제위기에 대한 노사정 공동 대응을 모색하며 했으나 보수정당 정부가 참여를 거부했고 그럼에도 노사협약을 체결하여 위기협약을 맺었다. 사용자협회와 노조는 시장경제와 자율성을 선택하겠다는 입장을 보여준 것으로 스웨덴 사회에서 정부의 임김이 전보다는 약해졌다는 것을 방증하기도 한다. 그때의 실책으로 보수연합은 2014년 실각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하수정 소장은 “한국이 당장 스칸니다비아형으로 전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조합조직률 낮아 대표성 약하고 무엇보다 연대의식이 약하다. 내가 내는 세금이 더 좋은 사회를 위해 쓰이므로 당연히 세금을 내겠다는 정서, 일자리 창출과 경영으로 사회에 기여하겠다는 기업가정신이 바탕에 있어야 하는데 아직 부족하다. 지속적으로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를 즉 제도나 관례보다 시민의식과 연대의식을 고취하는데 답이 있다”고 토론했다. 

이어진 자유토론 시간에는 ‘임노동자기금’에 대한 현재적 의미, 구체적으로 우리가 지향해야 하는 바인지 여부에 대한 질문이 제기되었으며, 현재 한국 노동운동의 사회연대 전략에 대한 토론이 이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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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노회찬포럼은 9월 23일(월), <여성노동자들에게 듣는다>라는 주제로 열릴 예정입니다. 추후 세부 안내가 진행될 예정이오니,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