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 소식
573돌 한글날, <읽기 쉬운 내 친구 헌법>이 찾아옵니다
‘촌철살인의 대명사’로 알려진 노회찬 의원은, 사실 누구보다 우리말과 한글 사랑이 특별했던 정치인이었습니다. 권력의 상징인 국회의원 보람(배지)의 한글화를 이끌었고, 국회 휘장을 한글로 바꾸는 데까지 영향을 주었습니다. 재단 추모관에 남겨진 그의 책 중에 가장 오래된 책이 바로 1933년 「한글맞춤법통일안」을 반영한 국어사전인 문세영 선생의 ‘우리말 사전(1950년대 판본)’입니다.
‘법’은 ‘도덕을 글로 정리한 체계’입니다. 하지만 모든 법의 모법이라 할 수 있는 헌법조차, 오랜 한자문화와 일제강점기에 시작된 일본어 글투 때문에 그 체계를 알아채기 어렵습니다. 또한, 헌법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에게 큰 영향을 주고 있음에도, 정작 나의 삶과는 거리가 멀다고 느끼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러나 법, 특히 헌법과 상관없이 살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헌법 책이 더욱 읽기 쉽고 친구처럼 가까이 있어야 할 까닭입니다.
작년 2월, 돌아가신 노회찬 의원께서 '알기 쉬운 헌법 만들기 국민운동본부‘와 함께 개최한 토론회에서 남기신 말씀이 기억납니다. “우리가 정리한 개헌안에서 단 한 가지, 바로 쉬운 말로 바꾸는 작업을 제대로 못했는데, 이 안을 토대로 반영해야겠다.” 고 하신 말씀입니다.
한글문화연대와 노회찬재단이 이런 뜻을 담아, 지금의 헌법 문장을 알기 쉽고 우리말답게 다듬은 〈읽기 쉬운 내 친구 헌법〉을 573돌 한글날에 펴냅니다. 이 개정안은 ‘알기 쉬운 헌법 만들기 국민운동본부’에서 국어학자 리의도 교수를 비롯하여 많은 이가 머리를 맞대고 이룬 성과이자, 노회찬 의원의 바람이 담긴 결과이기도 합니다.
노회찬재단과 한글문화연대는 10월 9일 한글날, 광화문 행사 현장에서 <읽기 쉬운 내 친구 헌법>을 무료로 배포할 예정입니다. 보다 많은 분들께서 헌법과 한글의 가치를, 더불어 노회찬 의원을 기억해 주시길 당부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행사 관련 자세한 내용은 다음주 중 별도의 공지가 있을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