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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의 정치의제와 법안, 무엇을 남겼나?

포럼 2019. 06. 11


 


제2회 노회찬포럼 영상보기


지난 6월 11일(화) 저녁 7시, “노회찬의 정치의제와 법안, 무엇을 남겼나?”를 주제로 제2회 노회찬포럼이 열렸습니다. 
 

이날 발표를 맡은 박창규 노회찬재단 사업기획실장(전 노회찬의원 보좌관)은 “노회찬의원의 정치의제와 법안을 통해 ▲불평등, 부정의에 맞서고 약자의 편에서 치열했던 노회찬(정치철학과 소신) ▲현실 개혁을 위한 당의 정책을 꿰뚫었던 노회찬(정책과 비전 역량) ▲숲을 볼 줄 아는 전략적, 정무적 판단의 소유자 노회찬(정치적 판단력) ▲국민과 소통하는 정치언어를 사용하고 정치행위를 했던 노회찬(국민과의 소통능력)의 면모를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노회찬의 정치활동에 비춰볼 때 지금 진보정치인에게 꼭 필요한 덕목은 노회찬의원이 보여준 ‘국민과의 소통능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박창규 실장은 “노회찬의원의 의정활동을 법안의 발의와 통과 법안으로만 설명하는 것은 그의 정치활동을 협소한 틀로 바라보는 것이다. 노회찬의원은 입법활동도 정치현안에 개입하거나 진보정치의 정체성을 드러내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었다”며 “이러한 노회찬의원의 정치활동 의제들에 대해서는 이후 보다 정교하고 이론적인 범주 구분과 정치모형화 작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이날 토론자들의 토론을 통해 노회찬의원의 정치활동이 가진 현재적 의미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습니다. 
 

김정진 정의정책연구소장은 “고 노의원의 정치활동은 압도적으로 불리한 조건 속에서 진보정당의 정책과 의제를 최대한으로 부각시키는 ‘최대주의 입법전략’을 사용한 것으로 평가하고 특히 대중적인 의회정치 방법으로 이 어려운 과업을 일정하게 달성하였다는 점이 평가할만한 부분이다”고 평가하고 이후의 과제로 “현 시기 민의를 대변하기 위하여 어떤 입법활동이 필요한지, 최대주의 입법활동을 어떻게 ‘조직적으로’ 확장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 필요하며, 정치는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민의를 대변하기 위하여 있다는 점에서 기교적 의미의 정치인 양성은 무의미하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박정은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진보정치의 가능성을 보여준 노회찬이 남긴 많은 것이 있지만, 무엇보다 정치개혁은 진보정당이 가장 집중해야 할 과제라 판단된다. 촛불 이후 겨우 반 발짝 딛는 수준의 개혁과 과거로 돌아가려는 반동이 힘을 겨루고 있다. 극단적 갈등을 생산하는 방식으로 기득권을 수호하고 존재감을 드러내려는 거대 야당과 이를 명분삼아 책임을 회피하는 집권 여당간의 양당정치가 지속되는 한 한국 정치에는 희망이 없다”며 “임계치에 이른 국민적 공분을 국회 개혁과 정치개혁의 디딤돌 삼아 현재의 구도를 해체시키는 정치가 등장할 수 있는가. 진보정당은 그럴 역량이 있는가에 답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배진경 한국여성노동자회 대표는 “노회찬정치의 힘은 현장과의 호흡에 있었다. 그의 인식 속에는 우리 사회 약자들의 삶과 아픔, 희망이 절대 떨어지지 않는 굳은 살처럼 단단하게 자리잡고 있었다. 국회에 있으면서도 숨겨져 있는 돌봄노동, 가리워져 있지만 가장 가까이에 있는 청소노동자를 챙긴 것도 그러한 일상적 호흡 덕분이었을 것이다”라며 “현장성은 정치의 기본이다. 이런 기본에 충실한 현장성이 정치를 정치답게 만든 노회찬 정치의 핵심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이관후 서강대 사회과학연구소 연구원은 “추모, 기억, 성찰이라는 전통적인 방식은 필수적인 것이지만, 그것이 지금(항상) 어떻게 살아있는 힘으로 진보정치에서 작동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도 가능하다. 이것은 다양한 정치적 상황에서 ‘지금 노회찬이라면’을 떠올려 보는 것으로도 이해될 수 있다”며 “진보정치와 정당정치의 측면 모두에서 한국정치의 전환점을 찾는다면, 그것은 노회찬의 정치사상과 정치적 실천에서 발견될 수 있다. 이념과 조직은 하나의 정치적 이데올로기가 작동하는데 필수적인 수단이지만, 동시에 유연성과 대중성을 통해 그것이 확장되는데 흔히 장애물로 작동한다. 진보정치 역시 예외가 아니며, 선거정치, 대중정치의 영역에서 얼마나 질적, 양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가는 이념과 조직을 대중성에 어떻게 조화, 결합시킬 것인가에 달려있다. 노회찬은 바로 그 점에서 가장 탁월하게 한국의 진보, 진보정당, 정당정치에 기여했다”, “노회찬은 ‘무엇이 진보 정치를 가능하게 하는가?’에 대한 답을 끊임없이 찾았고, 마침내는 그의 방식으로 그 답을 찾았다. 노회찬은 멈추었지만 ‘노회찬’이 멈추지 않으려면, 당과 당원이, 그의 정치를 ‘살아있는 것’으로 만들고자 하는 사람들이 이 과정을 멈추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임경구 프레시안 기자는 “진보정치의 세속화를 현재적 의미로 연장해 명명한다면 저는 '진보정치의 권력화'라고 하겠다. 집권 경험이 없는 정당, 군소정당에게 '권력'에 관한 인식은 추상 수준에 머물 수밖에 없다. 너무 먼 곳에 있는 어렴풋한 어떤 것, 혹은 거래와 협잡이 판치는 암흑세계와도 같은 것이다. 권력 추구라는 정당 본연의 목적을 원론적 수준에서 현실 정치의 과제로 승격시켜야 할 의무가 노회찬 이후 노회찬의 후예들에게 부여됐다”며 “당면 현안인 선거법 개정이 어떻게 마무리될지 예상하기 어렵습니다. 좋은 방향으로 결론 나더라도 진보정당의 갑작스런 비약이나 단독 집권 구상은 허황됩니다. 하지만 집권을 먼 미래의 일로만 여겨서도 곤란합니다. 내년 총선을 통해 다당제의 한 축으로서 입법권의 기반을 넓히는 한편, 다음 대선국면에선 현재의 기축정당인 민주당과의 공동정부 구성을 치밀하게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제3회 노회찬포럼은 오는 8월 19일(월) 저녁7시“평등하고 공정한 나라 스웨덴”을 주제로, 조돈문 노회찬재단 이사장의 발표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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