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재단 - 평등하고 공정한 나라


재단 소식

민들레(11호) 노회찬 의원을 그리며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재단활동 2020. 03. 31





모든 국민이 악기 하나쯤은
여유롭게 연주할 수 있는 세상

- 서울학생 악기하나, 운동하나


 

노회찬 전 의원을 떠올리면, 그와 부대끼며 함께 활동하지 않았어도 역사와 사회문화적 맥락을 동시대에 공유한 동갑이라는 이유만으로 뜨거운 동지애가 느껴진다. 누구보다 치열한 삶을 살다 갔기에 그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시큰해지는 마음 또한 억누를 길 없다.

요즘 들어 더욱 노의원의 삶에 공감하는 부분이 생긴다. 대중에게 호명(呼名)되는 위치에 있으면서 겪었을 온갖 아픈 말들을, 진보정치의 발전을 위해 눌러가며 견디었을 그이의 삶이 교육감의 자리에서 남일 같지 않게 느껴질 때가 있다. 여전히 나는 대중의 호된 비판과 시선에 익숙해지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나에게 있어, "노회찬"은 우리가 이루지 못하고 있는, 그러나 우리 마음속에 품고 있는 '또 다른 사회, 그리고 그것을 이루는 또 다른 정치'에 대한 꿈을 의미한다('노회찬 추모미술전시회'에서의 축사). 나는 언제나 이 비루한 현실에 적응하지 않기 위해 언제나 이렇게 노회찬을 호명하고 회상한다. 

동갑내기 친구 노회찬에게 존경을 보내는 것은 여러 어려움 가운데에서도 끝까지 특유의 위트를 놓치지 않고 대중에게 진보정치의 매력을 선사한 것이었다. 그는 누구나 알아들을 수 있는 대중의 언어, 남들과는 다른 언어로 손쉽게 정치를 설명하였다. 아직도 많은 이들이 ‘이럴 때 노회찬이라면 어떻게 말했을까?’를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하는 촌철살인의 귀재이기도 하다. 

정말 매력적인 노동운동가이자 정치인이었던 노회찬. 
끝까지 품위와 신념을 잃지 않고 살아간 노회찬.

그의 품위와 문화인으로서의 매력을 한껏 보여준 인터뷰가 있었다. 김어준의 “어떤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까?”라는 질문에 “모든 국민이 악기 하나쯤은 여유롭게 연주할 수 있는 세상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라는 말이 담긴 대담집이었다. 실제로 첼로를 자유롭게 켜기도 했던 노회찬의 문화적 소양이 참 부럽기도 했다.  

나 또한 교육감의 자리에서 ‘서울학생, 악기하나 운동하나’ 정책을 마련하여 구현하고 있다. 서울의 모든 학생들이 악기 하나쯤은 연주하고 운동하나 정도는 신나게 할 수 있는 교육 환경을 만드는 것이 교육감으로서 꿈이다. 우리 아이들이 풍부한 문화적 소양과 건강한 신체로 미래를 행복하게 살아갈 삶의 힘을 길렀으면 좋겠다. 이런 교육이 제2의 노회찬과 같은 인물이 길러지는 것이기도 하리라.  


- 이 세상을 뜨거운 열정으로 멋지게 살다간 친구 노회찬을 그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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