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 소식
민들레(12호) 재단사람들 "기록을 통해 그가 꿈꿨던 세상을 그립니다" (기록연구실 국장 주현미)
1.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주현미라고 합니다. 미미랑 한강이 두 마리 고양이랑 같이 살고 있는 반려인입니다. 재단에서는 기록연구실 국장이자 아키비스트로 일하고 있습니다.
기록학을 전공했구요.
공부가 재미없어서 졸업을 미루고 베트남에 파견되어 봉사활동을 하다가 한국 돌아와서는 환경운동을 하게 되었습니다. 마침 그 시기가 광우병 촛불 때였거든요. 이후로도 MB 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용산참사, 쌍용차 해고, 강정 해군기지 현안에 연대하고 4대강 반대운동에도 함께 했습니다. 길바닥에 있던 시절 생각이 많이 나네요.
그러다가 2011년 말부터는 녹색당 창당준비위원회에 합류하면서 녹색당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녹색당 전국사무처에서 활동했고요, 제일 활발하게 했던 활동은 동물권 활동입니다. 고양이를 키우다 보니, 길고양이와 유기견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고 반려동물, 유기동물 문제에서 공장식축산 문제까지 다양한 동물 관련 의제 활동을 했고요. 원외정당이지만 동물문제에 관심이 많은 국회의원 의원실과 함께 동물보호법 개정을 위한 연속토론회를 기획, 진행하는 등 정책활동도 했지요.
활동에 지쳐 머리 식힐 겸(?) 학교로 돌아가서 석사 논문을 쓰다가 보니 공부가 또 적성에 맞더라구요. 그래서 기록학 연구자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2014년부터는 한국국가기록연구원에서 선임연구원으로 일하기 시작했는데, 사무실에 앉아만 있을 팔자는 아니었는지, 다시 현장으로 가게 될 일이 생겼습니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해서 기록인으로써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하다가 연구원들과 같이 진도체육관과 팽목항에서 세월호 기록수집 부스를 운영하며 기록화에 참여했습니다. 오래 있지는 못했지만, 사회적으로 중요한 사건의 기록화가 사건의 원인이 있는 정부를 중심으로 쓰여져서는 안된다는, 시민참여 기록의 중요성을 많이 깨달았습니다. 그동안 현장에서 활동가로 보냈던 경험이 활동하는 연구자로 자기정체화하는 데에 큰 영향을 미친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한국국가기록연구원 부설로 인간과기억아카이브라고 하는 디지털 지향의 민간․일상기록 수집, 관리, 보존, 서비스를 하는 민간아카이브를 운영하였고 지금도 민간기록에 관심이 많습니다. 현재는 마을아카이빙을 주제로 박사논문을 쓰고 있습니다.
2. '노회찬 재단'에 지원을 결심한 계기가 있다면?
노회찬 의원에 대해서 저는 늘 부러운 마음이었습니다. 원내에 의석이 없는 소수정당인 녹색당에서 활동하던 당시, 연대의 자리 어디에나 함께 하는 노회찬 의원을 보면서 저런 정치인이 우리에게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거든요. 제게는 같은 진보정당의 길을 가는 선배이기도 하고, 앞서 걷는 성공한 진보정치인이었지요. 요즘 노회찬 의원의 기록을 보면서 어떻게 저렇게 한결같이 현장에 함께 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의 답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소외된 사람, 그늘을 걷고 있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것이 그의 삶의 지향이자 삶의 방식임을 그의 기록을 통해서 보고 있습니다.
3. 재단에서 보낸 두어 달, 소감이 궁금합니다
재단에 제일 늦게 합류했는데도 불구하고 사무처의 자유로운 분위기 덕분에 금방 적응했습니다. (원래 어디 적응 못하고 그런 편은 아니긴 합니다만) 무엇보다, 기록과 기록콘텐츠에 대한 이해가 높다는 분위기가 저에게는 상당히 고무적이었습니다. 보통 기록이라고 하면 정형화되어 있는 이미지가 있고 아카이브는 생소한 단어여서 아키비스트의 역할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은데, 이에 대한 이해가 높은 사람들과 공동으로 무언가를 한다는 것은 아키비스트로서는 참 행운인 것 같습니다.
4. 재단에서 꼭 이루고픈 목표가 있으시다면?
남겨진 기록을 잘 관리하는 것을 넘어서, 기록에 오늘의 이야기를 얹어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고 그 기록을 이용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모아서 기록의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키비스트의 역할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노회찬 기록을 통해 노회찬이 꿈꿨던 세상을 그려내고 그 꿈이 실현될 수 있도록 기록을 통해 노회찬의 정신을 계승하는 것이 노회찬아카이브의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처음 내딛는 걸음인 만큼 새로 만들어가야 하는 것들이 많습니다. 즐겁고 유쾌하게, 의미와 재미 사이의 다양한 시도들을 노회찬 재단에서 펼쳐나가고 싶습니다.
준비중인 <노회찬 아카이브> 콘텐츠 관련,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