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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 소식

민들레(14호) 재단사람들 “노회찬 의원님은 제게 희망을 보여 주신 분” (자원봉사자 지은혜)

재단활동 2020. 07. 01





지난 4월 말, 노회찬재단은 '노회찬아카이브 자원봉사자' 모집 공고를 게시한 바 있습니다.

당시 임시로 정리되어 있던 <노회찬의 서재> 도서들을 함께 정리하고 기록해 주실 분을 모신 자리였습니다. 그렇게 '재단'이란 이름의 첫 자원봉사자 모집이 마감되었고, 6주간의 소중한 시간이 마무리되었습니다.

오래된 고서(古書), 제목을 알아보기 힘든 외국 서적 등, 책들과 함께 사투를 벌이신 자원봉사자 지은혜 선생님의 기록을 아래와 같이 전합니다. 다시 한번 고맙습니다.


간단한 자기소개, 자원봉사 신청계기

노회찬 기록 연구소 아카이빙 자원봉사자 지은혜입니다. 이제 자원봉사자였던, 이라고 해야 하나요?

가을에 결혼을 앞두고 있고요, 인생에 있어 가장 중차대한 일이라고 할 수 있는 결혼을 앞두고 미래 빅피쳐 구상을 위해 잠시 노동을 쉬는 중인 백수입니다.

자원봉사를 신청하게 된 계기를 한 단어로 하자면, ‘복수’라고 할 수 있을까요? 사실 오랜 노동으로 심신도 지치고, 올가을 결혼을 앞두고 있기도 해서 이런저런 이유로 쉬는 중이었는데 그때 마침 노회찬 재단 자원봉사 공고를 접했어요. 일을 하고 있었으면 자원봉사 공고를 봤어도 무심히 지나쳤을 텐데, 타이밍도 좋았죠. 돌아가신 노회찬 의원님께는(의원님을 떠올리면 누구나 그렇겠지만)  마음에 빚이 너무 많았거든요. 지금도 그렇고요. 이제와 이런 생각하면 뭐하나 싶기도 한데.., 의원님 돌아가신 후에는 ‘내가 뭐라도 갚아주고야 말겠다!’는 마음으로 살고 있었어요. 근데 마음만 앞섰지 뭘 해야 할지 몰라서 그냥저냥 시간만 보내고 있다가, 노회찬 재단 인스타그램에 뜬 자원봉사 공고를 본 거예요. 공고 보자마자 ‘오 마침내 직접적으로 갚아 줄 기회가 왔구나!’ 싶어 바로 지원했고요. 이 정도면 복수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요? 갚아주기로 다짐한 거니까? 사실 ‘보은’이라고 하려다 그러면 너무 부끄러울 것 같아서 복수라고 해봤어요. (웃음)


재단에서 보낸 지난 6주, 느낀 감정을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그리움






도서 정리를 하며 가장 인상 깊었던 책을 꼽는다면?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사람들의 15가지 비밀>

다른 훌륭한 책들도 너무 많지만, 이 책에는 의원님의 인간적인 면모를 볼 수 있는 흔적이 많아서 좋았어요. 본래 바른 분이신 건 알고 있었지만, 책에 친 밑줄이나 적힌 메모가 모두 바른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내용으로만 가득 차 있어서 속으로 어휴 무슨 자기개발서를 보시면서도 바른 사람, 곧은 사람, 정직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다짐만 이렇게 하신담 하면서 푹푹 웃었습니다.


재단에 보내는 당부의 말씀

노회찬 의원님은 제게 희망을 보여 주신 분이에요.

사람을 등급으로 나누는 세상이 진저리치게 싫었거든요. 살면서 그런 일을 너무 많이 봐왔고. 당해왔으니까요. 그런데 노회찬 의원님은 그게 없는 분 같아 보였어요. 블루칼라 화이트칼라 나누는 일도, 학벌로 등급을 나누는 일도 없는 사람. 부자와 가난한 자를 갈라 보지 않는 사람이 있다는 게 정말 좋았어요. 그게 심지어 정치하는 사람이라는 사실도요. 정치인도 저럴 수 있구나를 제게 처음 보여주신 분이에요. 누구나 하나쯤은 자기보다 못한 면을 낮게 보는 고약한 심보가 있게 마련인데, 노의원님은 달라 보이시더라고요. 혹여 그런 면이 있었다 하더라도 그러지 않으려고 온힘을 다해 애쓰시는 분일 거라고 생각했어요. 의원님 서재 정리하면서 나온 메모나 여러 기록물들 보니까,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도 더 좋은 분이셨던 것 같아서 하루에 한 번은 눈물 짜며 일했을 정도라니까요. 우주에서 제일 멋있으셔서 눈물 없이는 일할 수가 없었다구요!

그래서 말인데요, ‘와 세상에 희망이 있어! 있다니까!’라는 말을 우리가 놓지 않고 살 수 있도록, 노회찬재단이 노의원님 뜻 변치 않게 이어주셨으면 좋겠어요.

노회찬 의원님은 여기엔 안 계시지만, 의원님 뜻만은 여기 남아 있게요. 우주에서 제일 멋있는 재단으로 말예요.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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