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 소식
민들레(23호) 후원회원 이야기 - 스물 네 살의 봄, 노회찬 의원님을 기억하며
후원회원 이야기
스물 네 살의 봄, 노회찬 의원님을 기억하며
2016년이었습니다. 광화문에서 많은 사람들이 모여 토요일마다 촛불을 들던, 그 해 가을과 겨울, 저는 대학 새내기였습니다. 혼란스러웠던 하루하루 뉴스를 보며, 저는 우리 사회가, 우리나라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고 싶어졌고, 여러 방송을 통해 노회찬 의원님을 처음 만났습니다. 여러 차례 접하게 된 그 분은, 정치인이, 특히 진보 정치인이 이상적이고 어쩌면 비현실적일 것이라 생각한 제 짧은 고정관념을 뒤집는 분이셨습니다. 은은한 미소 속에서, 기존 정치인의 어법이 아닌 재치 있는 비유, 그 속에서의 울림. 그렇게 저는 노회찬 의원님의 팬이 되었습니다.
매주 수요일은, 뉴스공장에 노회찬 의원님이 나오기만을 기다렸습니다. “에프킬라 만난 모기”, “청소가 먼지에 대한 보복이냐” 같은 말씀을 듣고서는 학교 도서관에서 혼자 킥킥대며 웃었던 기억이 납니다. 정치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려는 친구들에게, 노회찬 의원님의 영상들을 찾아 보여주면서 같이 웃었습니다. 스무 살 저에게, 논리와 유머, 따뜻한 마음까지 갖춘 이런 정치인이 있는 대한민국에 살고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게 만들어주는, 그런 분이었습니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수요일마다 저에게 소소한 행복을 주었던 그 분은, 훨씬 더 오랜 기간 동안 훨씬 더 많은 사람들에게 기쁨과 희망이 되었다는 것을 늦게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국회 환경미화원들과 사무실을 같이 쓰자고 하셨던 일, 3월 8일 여성의 날에는 주변 여성들에게 장미를 선물하셨던 일. 제가 알던 이런 단면들 말고도, 낮은 자세로 사회적 약자들과 함께 했던 긴 나날들 동안 그 분과 일상을 공유하셨던 분들께는 빈 자리가 더욱 더 크게 느껴질 것 같습니다.
군 전역 후 작지만 제 힘으로 돈을 벌기 시작하면서, 그 중 일부를 좋은 일에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고민한 후, 제가 좋아하던 분인 노회찬 의원님의 뜻을 이어가는 재단에 후원하는 것을 택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한 달에 한 번, 그 분의 뜻을 상기하며 삶의 방향을 잃지 않도록 하려고 합니다. 그 분의 낮은 자세를, 따뜻한 마음을, 포근한 미소와 유머를 다시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노회찬 재단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재단을 통해 제가 잘 모르던 노회찬 의원님의 모습들과, 그 분께서 원하던 사회의 방향, 제가 더 힘을 보탤 수 있는 단체들에 대해 더 알아갈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항상 함께하겠습니다.
- 김대욱 (재단 새내기 후원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