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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34호) 후원회원 이야기 - 다시 한 번 ‘힘내라 진달래’

재단활동 2022. 02. 25




후원회원 이야기

다시 한 번 ‘힘내라 진달래’



역대급 비호감 대선, 정치환멸의 시대에 과거를 떠올려본다. 진보정당은 대안이 되기에는 힘없고, 너무 날 서 있고, 늘 매도당했던 그 때, 시민사회운동에서 정치운동으로 나아가지 못했던 그 때, 2000년 민주노동당이 진보정당의 깃발을 들었던 때를 말이다. 그보다 훨씬 전부터 만주벌판에서 말달리듯 그렇게 도모했던 진보정당이 민주노동당으로 태어났었다.  2002년 권영길후보가 ‘일하는 사람들의 대통령’으로 국민들께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 묻는 한마디에 깊은 위로를 받았던, 미성숙한 민주주의의 시대가 벌써 20년이 넘게 흘렀다. 양당체제의 허물덩어리 정치인들은 그때도 널려있었다. 그 20여년간 양당체제는 되돌이표를 반복하고 있다. 어쩜 그렇게 비판적지지와 똑같은 정권교체는 도처에 잠복해 있다 나타나는지.... 

2004년 노무현대통령 탄핵사태로 정국이 들끓었던 해, 열린우리당이 압승했던 총선에서 민주노동당은 신기루가 아닌 오아시스를 보여줄 수 있었다. 반독재, 반자본주의 프레임에서 ‘복지정책’의 담론을 형성했고, 아직 갈길이 멀긴 하나 지금은 많은 것들이 이미 실현되었다.

민주노동당이 부유세 무상교육 무상의료 공약으로 ‘정책’선거를 끌어내고 지지율 10%에 다다랐던 해, 선거운동이 정책토론의 장이었던, 정당명부비례대표제로 정책에 투표했던 그 해, 민주노동당 총선을 진두지휘하며 매일 ‘난중일기’를 올렸던 민주노동당 노회찬 사무총장을 추억한다. 지금의 내 나이보다 훨씬 젊었던 그 때의 노회찬, 보수 정치인을 능가하는 그의 노회함과 열정과 역사의 뒤안길까지 살피는 세심함에 놀라곤 했었다. 늘 가까이에 있었지만, 그저 늘 존재하는 소나무처럼, 절대 무너지지 않을 거인으로만 생각했던 그가 어느날 우리 곁을 떠났다. 긴 세월 속에 버무려진 것들 속에서 무언가를 가려내는 행위 자체가 그의 존재감을 나락으로 빠뜨릴 수밖에 없었겠구나 이해해 보려했지만 추억은 늘 깊은 슬픔에 빠지게 만든다. 

‘그게 가능해?’ , ‘어차피 당선 안되잖아?’ 지금도 선거는 이렇게 단순하게 반복되고 있다. 이 구조에서 이기기 위해 음모와 선동만 난무한다. 도대체 하다못해 선함이나 멋짐 관리라도 좀 해주면 좋겠구만, 누가 대통령이 되도 이 나라가 부끄러운 말도 안되는 후보들이 국민의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다. 이런 후보들을 혐오하면서, 또 한 편 새로운 대안이 되지 못하는 진보후보에게도 혐오의 프레임이 씌워지기도 한다. 국민의 10%가 동의했지만, 뜨거웠던 정책선거가 그립다. 젊은이들이 자신의 희망을 정책투표했던 선거, 우리 사회의 미래와 대안을 꿈꾸며 토론했던 선거를 국민의 몇 %라도 묵묵히 해나갔으면 좋겠다.

진보는 담론을 제시하지 못하고, 수구는 덜떨어진 과거 프레임을 지치지도 않고 들이대는 안타까운 선거에서 나는 그래도 몇 가지 정책에 투표하고자 한다. 안티페미는 일단 제외! 누가 봐도 가장 심각한 문제인데 잘 조명이 안되는 기후위기대응!  이렇게 GDP가 넘치게 성장했지만 소득불평등은 더 심해지는 구조에서 꼭 필요한 기본소득!  4차산업혁명 구조에서 모두가 안정적 직장을 가질 수 있고 삶의 질도 개선할 수 있는 주4일제!

2004년 노회찬의 난중일기에서 여의도에 피었던 ‘힘내라 진달래’의 계절이 또다시 오고 있다. 그 해에 태어난 우리 딸이 올해 첫 투표권을 갖게 되었다. 우리 모두가 대안을 모색하며 정책을 논하고, 내 일기장에 기록할 소중한 한 표를 준비하면 좋겠다. 다시 한 번 ‘힘내라 진달래!’


- 홍승하 (재단 후원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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