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 소식
민들레(37호) 문화인 노회찬 - 바르고 참되고 용기 있는 정치인 노회찬
문화인 노회찬
바르고 참되고 용기 있는 정치인 노회찬
노회찬 의원은 바르고 참된 사람이었고 진정으로 국민과 나라를 사랑하고 그 사랑을 실천한 정치인이었다. 바른 사람이라 옳지 못한 것을 보고만 있지 않았고 바로잡으려고 나섰다. 잘못된 정치에 시달리는 서민들을 위해 독점 자본과 권력에 맞서 바른말을 했다. 그는 나라와 겨레가 잘 되려면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알았고 나라를 걱정하는 사람들 목소리를 귀담아 듣고 그들을 대신해 나라를 잘 되게 하려고 힘썼다. 그래서 독점 자본가와 손을 잡은 못된 권력자들은 그를 싫어하고 못살게 굴었다. 그런 그를 국회의원을 못하게 하려고 옥살이를 하게 했고 괴롭혀서 목숨까지 버리게 만들었다. 이제 그는 없지만 그의 꿈과 뜻은 살아있다.
내가 정치인 노회찬을 처음 만난 것은 민주노동당에 우리말과 한글을 살리는 정책을 세우고 실천해달라고 그 당을 찾아갔을 때였다. 나는 1962년 예산농고를 들어갔는데 그때에 국민 80%가 농민이었고, 농민 80%가 가난하고 글자도 몰랐다. 그런데 그 때에 박정희, 김종필 군부세력이 정권을 잡고 광복 뒤부터 한글로 만들던 배움 책을 일본 식민지 때처럼 일본 한자말을 한자로 쓰겠다고 해서 그 잘못을 막으려고 대학에 가서 국어운동과 농촌운동을 했다. 그렇게 한글을 지키고 살려서 나라가 일어나고 있는데 김영삼, 김대중, 김종필 들과 그들 정당은 우리말과 한글을 짓밟았기에 민주노동당을 찾아간 것이다.
그때 노동자와 도시빈민 거의가 농민 출신이었고 그들과 우리 말글을 지켜줄 정당은 일본인과 다름이 없는 일본 식민지 세대인 세 김 씨가 이끄는 정당보다 대한민국 세대가 모인 민주노동당이라고 보고 도시빈민과 함께 한글을 살려달라고 건의하려고 찾아갔는데 노회찬 사무총장이 만나주었다. 처음에 그는 한글운동 하는 이가 찾아왔다니 좀 엉뚱하다는 눈치였으나 내 간절한 소리를 오래 다 들어주고 공감했다. 참 고마웠다. 그래서 그를 좋아하게 되었는데 그가 국회의원이 되었기에 반가워서 그를 찾아가 한글국회 만들기에 힘써 줄 것을 건의했다.
그때 국회에서 김근태, 신기남 의원들 다른 의원들도 한글국회 만드는 일을 도와주었지만 노회찬 의원이 그 누구보다 내 뜻을 알아주었고 한자로 된 국회의원 이름패와 국회의원 보람(배지)을 한글로 바꾸기, 한글날 국경일 제정, 법률문장 우리말로 쉽게 바꾸기, 훈민정음해례본을 국보1호로 바꾸기 들들, 내가 힘쓰는 일을 앞장서서 도와주었고 거의 이루어졌다. 그래서 한글학회에서는 “한글을 빛낸 큰 별”이란 칭호를 주었고,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에서는 “우리말 으뜸 지킴이”로 뽑아 그 고마움을 표했다.
그리고 앞으로 나라를 위해 더 큰 일을 할 지도자로 보고 좋아하고 기대했는데 재벌과 손을 잡은 부패 권력이 그를 자꾸 괴롭히니 이기지 못하고 죽음으로 항거했다.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렇게까지 했을까 생각하니 가슴이 아팠다. 나보다 아홉 살이나 젊은 그가 할 일이 많은데 그렇게 세상을 떴다는 소식에 놀라고 그를 지켜주지 못한 것에 미안했다. 그리고 글로 그 마음을 나타내는 길밖에 할 수 없는 내 스스로가 한없이 밉고 부끄러웠다. 이제 그는 이 땅에 없으나 많은 이들이 그가 다 이루지 못한 꿈과 뜻을 이루려고 애쓰니 고맙다.
노회찬은 이 나라를 빛낼 참된 일꾼이었고 용기 있는 지도자였다. 그는 우리 말글이 바로 서고 빛나야 튼튼한 나라가 된다는 것을 알았고 이 일에 힘썼다. 그가 일본 한자말을 일본 말투로 쓴 법률을 쉬운 우리말로 바꾸라고 일깨워준 법제처는 오늘도 쉬운 법률문장 만들기에 힘쓰고 있다. 이렇게 그는 없지만 여러 곳에서 많은 이들이 그가 이루지 못한 꿈과 뜻을 이루려고 애쓰고 있다. 더욱이 그의 나라사랑 정신을 되살리려는 이들이 노회찬 재단을 만들고 노회찬처럼 훌륭한 정치인을 키우고 있어 고맙고 든든하다. 그곳에서 좋은 정치인이 많이 나와 그들이 뭉쳐서 좋은 나라를 만들어 주길 간절히 바라고 빈다.
- 이대로 (한글학회 부설 한말글문화협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