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 소식
민들레(44호) 특집[2] 잊지 못할 <4주기 추모전시>, 협박도 능력이다
[특집] 우리가 기억하는 "노회찬재단 2022" (2)
잊지 못할 <4주기 추모전시>, 협박도 능력이다
노회찬평전기획위, 노회찬재단함께데이, 아카이브전시 및 재단방문의날, 노래모임6411, 소식지 ‘민들레’의 <문화인노회찬>. <후원회원이야기>코너 원고청탁, 활동가자녀장학생선발, 쉼지원사업, 악기지원사업, 연대사업.....등등 운영실에서 챙겨야 할 다양한 사업들이 많다. 올해는 기록연구실 아카이브 담당자의 부재로 인해 맡게 된 ‘4주기 추모전시회’가 고마움과 뿌듯함과 아쉬움이 동시에 남는 사업이었다.
재단에서는 매해 7월이 되면 한 달여간 다양한 추모주간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그 한 달을 위해 재단의 모든 자원이 몇 달 전부터 준비에 들어간다. 이 추모주간은 정의당과 공동으로 주최하고 있는 마석모란공원 추모제로 추모의 마음을 모으며 마무리된다.
4주기 온라인 추모전시회 <소통과 공감의 정치인, 얼리어답터 노회찬>의 대강의 기획안을 들고, 조현연 전 특임이사와 독대했다. “이 콘텐츠 생산에 당신이 가담하지 않으면 올해 4주기 추모 전시는 가능하지 않다. 당신밖에 이 일을 할 사람이 없다...”고 협박 아닌 협박을 했다. 노회찬을 잠시 내려놓고 ‘쉼’ 중에 계신 분께 참 잔인하기도 했다.
노회찬을 잃은 아픔을 극복하는 방식은 여러 길이 있을 터인데 조현연 전 특임이사는 노회찬재단 설립을 적극적으로 주도하고 ‘노회찬 아카이브’를 집대성하며 나름대로의 생채기를 치유하셨던 것 같다. 기획안을 받아든 그는 그 특유의 몰입도를 100% 발휘해 약 4일 만에 여섯 개의 섹션으로 구성된 콘텐츠를 사진까지 첨부해 파일로 보내왔다. 참 징글징글한 분이다.
그렇게 해서 대중과 가깝게 소통하기 위해 문명의 이기를 최대한 활용하며 얼리어답터가 된 <소통과 공감의 정치인, 얼리어답터 노회찬>의 삶을 재조명하게 되었다.
추모주간에 노회찬이 1997년부터 사용했던 노트북, 좌사우포 쌍권총((왼손에 사과(아이폰), 오른손에 포도(블랙베리))를 차고 잘난체했던 기기들 20여 점을 모아 오프라인 작은 기획전시회도 가졌다. 추모주간에 배치된 재단 방문의 날에 회원과 시민을 초청했는데, 2018년 7월 23일까지 사용했던 마지막 ‘아이폰7’ 앞에서 눈물짓는 분들도 있었다. 노회찬의 휴대폰에 담긴 마지막 사진은 당시 병원에 입원 중이던 ‘어머니’사진이었다.
의미 있는 사업이 공간의 협소함과 출입에 대한 불편함으로 이틀만 전시를 공개했던 점이 아쉬움으로 크게 남는다. 이 방 저방 흩어져있는 노회찬의 모든 책과 유품을 한 공간에 모으고 ‘상시 전시’가 가능한 공간을 우리는 언제쯤 가질 수 있을까. 가능하기는 할까.
재단 이사회의 지적을 받을 정도로 많은 재단의 사업들이 언론홍보기획과 전략 부재로 회원 확대 및 재단 홍보사업으로까지 이어지지 못했던 사업들을 하나하나 되돌아본다. 좌사우포, 쌍권총을 차고 ‘자랑질’하며 ‘잘난 체’ 했던 노회찬보다 더 적극적이고 공세적으로 사업을 집행하고 <자랑질>도 잘하는 재단으로 성장하길 꿈꿔 본다.
- 박규님 운영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