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재단 - 평등하고 공정한 나라


재단 소식

[민들레(50호)] 5주기 특집 - 다 고마워지는 시간

재단활동 2023. 08. 01





5주기 특집

다 고마워지는 시간


- 이성재 (노회찬재단 홍보국장)



노회찬‘재단’이라는 이름이 아직은 어색했던 그때. 2019년 3월, 저는 재단에 합류했습니다. 그리고 넉 달 만에 찾아온 1주기. 홍보담당자로서 각종 언론사를 비롯해 지역 담당자들이 보내오는 요청사항을 처리해야 했고, 세상에 흩어진 추모의 글을 모아 펴낸 추모집 <그리운사람 노회찬>의 실무도 맡아 진행했습니다. 정말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는 말을 실감했던 시기였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무척이나 서글프고 고통스러웠던 기억이 납니다. 재단의 구성원이기 이전에 그의 미소를 여전히 가슴이 품고 살았던 한 명의 시민으로서, 감정을 어떻게 추슬러야 하는지 알지 못했던 까닭입니다. 덕분에 그토록 바쁜 와중에도, 순간순간 울컥거리는 감정 탓에 마우스를 수시로 놓았다, 다시 쥐었다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제 방금 막을 내린 5주기 추모주간을 또 기억의 한편에 담아둡니다. 그러니까 올해로 다섯 번째 경험이고, 이제는 익숙해질 때가 된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여전히 그의 얼굴과, 목소리와, 말과 글을 마주할 때면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음반으로, 다큐영화로, 게다가 이번에는 평전으로. 그렇게 노회찬을 알아갈수록 그 그리움과 애잔함은 겹겹이 쌓여, 오히려 더 깊어진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시기를 ‘다 고마워지는 시간’이라 부르기로 했습니다. 모두가 평등하게 그를 추모했던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부터, 땀줄기를 감출 길이 없는 한 여름의 마석 추모제까지... 같은 마음으로 그를 가슴에 담고 살아가는 모든 분들께, 제가 드릴 수 있는 것이라고는 이 마음뿐이기 때문입니다.

끝으로 노회찬이란 정치인을 그리워하는 일은 그만둘 수 없겠지만, 언젠가 안타까움과 서글픔 대신 평안함 속에서 그를 추모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우리 정치와 사회가, 한 걸음씩이나마 나아진다면 그 순간을 만날 수 있겠지요.

다시 한 번, 모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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