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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 소식

[민들레(56호)] 특별인터뷰 - 청년장학금 조성 프로젝트 기획자 박수진

재단활동 2024. 02. 29





<노회찬의 말하기, 청년 장학금 프로젝트> 기획자 인터뷰 

권력의 그늘에 가려진 소외된 사람들을 끌어올리고, 억울함과 부조리에 지친 약자의 목소리를 퍼뜨리고, 모두를 위한 평등과 정의를 외친 사자후 같던 노회찬의 말하기. 그를 좀 더 알고 싶고, 그 뜻을 몸소 실천하고 싶은 사람들이 모였던 <약자들의 무기, 노회찬의 말하기>, 두 번째 수업을 마쳤습니다. 

말의 기술, 기교가 아닌, 노회찬 말에 담긴 철학, 진심과 절박함, 간절함을 말에 담기 위해 그가 했던, 사유와 듣기가 더 큰 배움으로 다가온다는 수강생들의 소감. 수강생 박수진, 정대웅, 두 선생님은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이런 생각을 들었다고 합니다. “노회찬의 말이 경쟁과 혐오, 차별과 소외로 내몰린 청년들에게 울림과 용기, 어루만짐이 되어 줄 수 있을 것이다.” 그 생각을 행동으로 옮겼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노회찬의 말하기, 청년 장학금 프로젝트> 

노회찬의 말, 그가 약자를 위해 했던 말에 담긴 철학이 더 많은 청년에게 위로와 용기, 생각의 갈피가 되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담고 장학금 모금을 시작한 <약자들의 무기, 노회찬의 말하기>교실 2기 박수진 선생님과의 대화를 담아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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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 이종민 (노회찬재단)
대담자 – 박수진 (노회찬의 말하기 교실 2기 수강생)



1. 간단하게 소개 부탁드립니다. 

서울에서 나고 자란 평범한 시민 박수진입니다. 서울의 한 자치구의 언론홍보를 담당하는 어공(어쩌다 공무원)으로 말하기와 글쓰기에 대한 관심이 높고 고민도 많이 하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2-1. 선생님에게 노회찬, 노회찬의 말하기란 무엇인가요?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이나 순간, 상황이 있었다면 무엇일까요? 

노회찬과 제 삶의 접점은 102번 버스입니다. 저는 업무 특성상 출근 시간이 좀 이른 편입니다. 보통 오전 6시 전에 출근하는데요, 이사를 하기 전에는 102번 첫차를 자주 탔습니다. 102번 버스는 노원에서 출발해 제가 탑승했던 창동을 경유할 때면 거의 만석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버스 안의 다른 승객도 저와 같이 어디론가 출근하는 길이겠거니 했습니다. 하지만 차에서 내리는 분들이 옆자리에 앉았던 이에게 건네는 인사와 대화로 노원구 아파트에서 퇴근하는 경비, 미화 노동자들이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버스 좌석을 꽉 채운 6~70대 승객들이 피곤한 표정으로 버스에 오르거나 내리는 이들을 무심히 바라보다가 어느 정류장에서 내려 칠흑 같은 어둠으로 사라지는 풍경은 낯설면서 익숙하고 슬프면서도 덤덤한, 뭐라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과 생각을 한꺼번에 불렀습니다.

그러던 중 노회찬 의원의 진보정의당 당 대표 수락 연설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2012년으로 기억합니다. 6411번 버스 승객의 이야기로 시작한 그의 연설은 얽힌 실타래 같던 제 생각을 명쾌하게 정리해 주었습니다. 혀끝에서 맴돌기만 했던 말들을 노회찬이라는 사람은 쉽게, 가슴을 울리며 모두의 이야기가 되도록 말하는 것에 감탄했습니다. 저도 모르게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공감하며 거듭 곱씹게 되었습니다.


2-2. 혹시 최근에 노회찬, 노회찬의 말이 다시 떠오르거나, 곱씹게 되거나, 머리에 맴돌게 만든 계기나 사건 같은 것이 있을까요?

제가 존경하는 노 씨가 두 명 있는데요, 노무현 전 대통령과, 노회찬 전 의원입니다. 유튜브 알고리즘의 의도치 않은 순기능이랄까요? 두 분의 영상이 올라오면 지나치지 않고 보게 됩니다. 그들의 말은 여전히 저의 말과 행동으로 다가와 이기적인 삶에 대한 각성을 안깁니다. 참 괜찮은 사람들과 동시대를 살았음에 감사하고, 더 오래 함께 하지 못한 아쉬움 그런 게 있습니다. 


3. <노회찬의 말하기>에서 배운 것 중, 무릎을 탁! 치게 만든 배움이 있을까요? 무엇일까요? 

노회찬의 말하기를 배우려고 신청했지만, 정작 저를 끌어당긴 것은 ‘노회찬’이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말에 담아야 할 가치와 자세에 대한 좋은 사례 중 하나로 노회찬을 다루고, 그 보다 무게를 둔 것은 나와 우리의 말하기에 대한 고민과 실천이었습니다. 많은 경우 그 단체의 중심이거나 상징인 대상을 신격화하고 맹신을 강요합니다. <노회찬의 말하기>가 그랬다면 어쩌면 저는 첫 수업만 듣고 강의실을 찾지 않았을 것입니다. 노회찬이라는 좋은 원두를 잘 내려서, 마신 느낌이랄까요? 여기에는 강의를 진행한 강상구 선생님의 능력도 한몫했다고 봅니다. 


4. 이 프로젝트는 언제 처음 생각하셨나요? <노회찬의 말하기> 교실을 듣던 중, 수업의 어떤 부분이 “아! 이런 프로젝트가 있으면 좋겠구나!”하는 생각을 들게 만들었나요? 

강의가 거듭될수록 대학생 때 이런 강의를 접했다면 더 좋았겠다,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지금의 청년에게 권하고 싶었고, 개인 차원의 수강료 지원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함께 수업을 듣는 정대웅 님과 대화를 나누며 <노회찬의 말하기>의 가치에 공감하고 청년에게 추천해 보자는 뜻을 나누게 되었습니다. 청년에게 어떻게 알리느냐는 단계로 넘어가니 바로 떠오른 것이 청년을 위해 다양한 사업과 활동을 하는 ‘청년밥상문간’이었습니다.


5. 청년에게 노회찬, 노회찬의 말하기가 갖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왜, 청년들이 노회찬의 말하기를 배우고 경험했으면 하셨나요? 

지금 청년들은 세월호와 10.29 참사를 경험했습니다. 피해자, 유가족에 추모와 연대가 아닌 외면과 잔인한 말 속에 성장한 친구들입니다. 특정 집단에게만 이 탓을 돌리고 싶지 않습니다. 제대로 된 사회적 합의를 끌어내는 것은 모두의 역할이자 과제인데 여기에 소홀했음을 고백합니다. 이에 대한 부채 의식 같은 게 있습니다. 더 많은 청년이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고 더 나은 사회에 대해 말할 수 있도록 <노회찬의 말하기>를 함께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6. 모은 기금은 어떻게 활용하실 계획인가요? 

강의가 시작되면 청년밥상 문간을 통해 청년에게 <노회찬의 말하기>를 알리고 희망하는 청년에게 강의료를 지원하게 될 것입니다. 


7. 청년밥상 <문간>을 통해 청년들에게 <노회찬의 말하기>를 알리고 싶다고 하셨는데요. 청년밥상 <문간>을 떠올리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 

청년밥상 <문간>은 제가 살고 일하는 지역을 대표하는 청년단체입니다. 청년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하며, 그들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함께 모색하는 곳입니다. 청년정책 관련 행정과 다양한 협업을 하고 있으며 때로는 영감을 주기도 합니다. 그래서 업무가 아니어도 열심히 소통하고 문을 두드리는 곳입니다. 

청년밥상 <문간>과 소통하며, 제 청년기를 돌아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때의 저로 돌아간다면 삶의 고민을 문간에 털어놓고 같은 고민을 갖은 이들과 힘을 합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어찌 보면 청년밥상 <문간>을 알기에 <노회찬의 말하기>를 청년에게 알리고 수강의 기회를 나누고 싶다는 생각을 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저와 정대웅 님의 제안에 직접 재단을 찾아 강의까지 함께 들어주신 청년밥상 문간 대표 이문수 가브리엘 신부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좋은 강의를 준비하고, 또 수강생의 제안을 적극 받아주신 노회찬 재단에 감사합니다. 


8. 노회찬은 20~30대 청년에게 낯선 이름인데요. 노회찬, 노회찬의 말하기로 어떻게 다가갈 수 있을까요? 청년들이 노회찬, 노회찬의 말하기를 좋아할까요? 

그러게 말입니다. 노회찬 참 좋은데, 정말 좋은데… 노회찬 의원 사후 시간이 꽤 흘렀음을 깨닫습니다. 노회찬이라는 우리의 자산을 조금이라도 더 빨리 청년에게 알리고 공유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번에는 청년밥상 문간이 노회찬의 말하기를 소개하는 중간 단계 역할을 한다면, 다음에는 강의 공간이 된다면 어떨까요. 그리고 함께 수업을 들었던 가장 젊은 피! 이강토 님이 ‘알바몬’에 대한 정보를 주었는데요, 청년이 자주 이용하는 플랫폼을 활용하는 방안도 좋을 것 같습니다. 


9. <노회찬의 말하기>교실 2기를 마치셨는데, 수업이 선생님의 말하기에 어떤 영향을 줄 것 같으세요? 앞으로 어떤 말하기를 하고 싶으세요? 선생님의 말이 사람들에게 어떻게 들리고 기억에 남기를 바라시나요? 

쉬운 말의 무거움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일하는 자치구의 인구는 43만 명이고 이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효과적으로 전하는 게 제 일입니다. 그동안은 멋진 말, 힘이 들어간 말, 있어 보이는 말로 정보를 포장했다면 지금은 쉬운 말, 마음이 들어간 말, 있는 말로 전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노회찬의 말하기가 피나는 노력의 결과이듯이 이 말들은 몇 배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다이어트처럼 매일 포기하고 다시 도전합니다. 저의 말을 통해 삶이 긍정적으로 변한 단 한 명의 주민이라도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도전을 반복합니다. 


10. 올 한 해, 바람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앞에서 한 자치구의 언론홍보를 담당하고 있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올해 11년 차가 되었습니다. 삶의 최전선을 담당하는 행정기관이다 보니 주민 수만큼 에피소드가 많다고 해야 할까요? 이 경험을 책으로 엮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올해 안 출간이 목표입니다. 그동안 무엇을 써야 할 지는 정했는데, 어떻게 써야 하는가에 대해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만난 <노회찬의 말하기>는 나침반 같은 역할을 했습니다. 노회찬의 말 같은 글은 고민을 거듭하고 몇 번이고 고쳐야 나옵니다. 남들이 잘 모르는 분야에서 10년의 경험을 근사하게 쓰기 보다는 쉽고 가볍게 써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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