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재단 - 평등하고 공정한 나라


재단 소식

민들레(17호) 반전 매력의 그, 노회찬

재단활동 2020. 09. 29



 

반전 매력의 그, 노회찬


내가 기억하는 노회찬의원은 반전 매력의 사람이다. ‘반전 매력의 노회찬’은 ‘노회찬 재단’에서 조명하고 있는 다양한 모습의 노회찬의 한 부분이기도 하다.  

보통의 많은 사람들은 노회찬의원을 말 많고, 말 잘하고, 대중들과 잘 어울리는 전형적인 정치인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도 그럴 것이,‘판갈이,부터 그가 조어(造語) 해낸 말이 얼마나 많았나. 그것도 참신하고 적확하게 말이다. 


내가 노회찬의원의 새로운 모습을 알게 된 것은 노회찬의원의 아내이자 동지인 김지선 선배와 함께 일하면서 부터이다. 지선언니와 나는 함께 여성의전화에서 오랫동안 일했다. 

한번은 김지선 선배와 외국출장을 다녀왔는데, 마침 그날은 노회찬의원이 우리를 마중을 나왔다. 공항에서 짐을 받아 차에 싣고, 우리집 앞에 까지 데려다 준 것은 물론이고 내 짐을 살뜰히도 챙겨 내려줬다. 그런데! 약 1시간 동안 그 말 많은 노회찬의원이 한마디 말도 없이 그저 묵묵히 자기 할 일만 하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뭐 기분이 나쁘거나 특이사항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세상에! 그는 쑥스러움을 꽤나 타는 사람이었다는거지... 한편 재미 있기도 하고, 가끔 놀려먹고도 싶었다. 그후로도 노회찬의원을 만날 일이 드문드문 있었는데, 그의 쑥스러움은 여전했다. 그런 노회찬의원이 내가 20대 국회의원이 되어 광주 5.18 행사 중에 만났을 때, “이게 누구야” 하며 싱글벙글 너무 반가워해, 나도 큰 목소리로 “여성의전화 정춘숙이에요”하며 맞장구를 쳤다. 얼마나 기뻐하던지 그 마음이 전해져 눈물이 다 날 것 같았다. 

노회찬의원은 3.8 여성의날이면 늘 장미꽃과 정성을 다한 편지를 보내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었다. 국회에서도 그는 3.8 여성의날이면 여전히 장미꽃과 정성 가득한 편지를 보내 주었고, 다른 남자 의원들이 그를 따라 경쟁적으로 꽃과 떡 케익 등을 보내 주었다. 덕분에 여성의원들은 행복한 하루를 보냈다. 늘 어렵고 까다로운 법안이면 먼저 도장을 찍어주었던, 언제나 든든한 버팀목 같은 그가 허망하게 떠나버리고 나서, 나는 마석 모란공원에 갈 때면 늘 노회찬의원의 무덤을 찾아가 그를 험담하고, 또 추모한다. 

노회찬의원이 부재한 20대 국회 후반기를 보내며 이럴 때 노회찬의원이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여러 번 생각했다. 여성문제, ‘젠더’는 많은 경우 매우 예민하고 어려운 주제이다. 그러나 어떤 어려운 상황에서도 먼저 나서주고, 모두가 심각한 장면에서도, 아무도 따라 할 수 없는 유머와 위트로 우리의 숨구멍이 되어 주었던 노회찬의원의 반전 매력을 아쉬워하며 기억한다. 

‘노회찬재단’은 노회찬의원이 하고자 했던 일들을 여럿이 함께 하는 것이리라. 항상 힘없고 가난한 차별 받는 사람들을 향한 그의 애정과 실천이, 재단과 함께 하는 많은 사람의 삶속에서 실현되리라 생각한다. 이미 많은 일을 벌이고 있는 재단을 보면 그 바쁜 와중에도 여유를 부리던 노회찬의원이 생각나 아쉽다. 그럼에도 재단 안에 여성에 대한 관심과 ‘의식함’이 있기를 바래 본다. 여성에 대한 차별과 불평등을 말하지 않고, 어떻게 우리사회의 정의와 평등을 이야기 할수 있을까. 어느 누구보다 여성문제에 대한 관심이 많았고, 함께 하려 했던 가슴 따뜻한 노회찬을 기억하며, ‘노회찬 재단’이 새로운 시대의 시대정신인 ‘젠더’에서도 앞서 갔으면 한다. 노회찬의 후배이며, 동지로 그 길에 오래도록 함께 할 것을 나 역시 다짐하며... 


- 정춘숙 (국회여성가족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용인시병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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