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 소식
민들레(47호) 문화인 노회찬 - 영원한 진보 노회찬
문화인 노회찬
영원한 진보 노회찬
노회찬님은 유머를 자유자재로 구사한 정치인이었습니다. 노회찬어록이 나올 정도로 불의한 권력과 매정한 자본에 대한 풍자는 신랄했고 통쾌했습니다. 웃음을 직업으로 삼은 저에게 노회찬님의 촌철살인 풍자는 정치풍자개그를 하는 데에 모델이 되었습니다.
기존 정치권을 비판하며 “50년동안 썩은 판을 이제 갈아야 합니다. 50년동안 똑같은 판에다 삼겹살 구워 먹으면 고기가 시커메집니다. 판을 갈 때가 이제 왔습니다.”라고 일갈한 메시지는 핵사이다로 국민들의 체증을 가라 앉혔습니다.
저는 지금도 내로남불의 전형을 보이고 있는 수구언론-정치검찰-기득권정치의 카르텔을 깨야 한다고 외칠 때, “여러분 밭을 갈고, 논을 갈고, 물을 갈고, 판을 갈아야 겠습니다.”라고 시민들앞에서 목청을 높입니다.
“3급수에다 2급수를 타면 그게 2급수가 됩니까? 조금 더 나은 3급수지? 국민들은 1급수를 원하고 있어요”도 오랫동안 목마름에 허덕이던 유권자들에게 시원한 청량제가 되었습니다.
“모기들이 반대한다고 에프킬라 안 삽니까?”는 사법개혁을 갈망하는 시민들의 속을 뻥 뚫리게 했습니다.
한국 정치에서 이토록 핵심을 찌르는 촌철살인의 화술은 없었습니다. 성대모사와 패러디를 주로 해온 저에게 노회찬님의 주옥같은 어록은 언제나 살아 숨쉬는 멘토가 되고 있습니다.
부당한 권력에게는 서슬퍼런 일침을 가했지만, 서민과 약자, 일반 시민들에겐 한없이 다정하고 따뜻했던 분이었습니다.
제 둘째 아이 출산을 앞두고 있던 즈음 늦게까지 이어진 모임에서 노회찬님이 제 아내에게 따뜻하게 건강히 순산하고 내가 좀 맘에 안들어도 데리고 살라고 덕담을 해 주셔서 제 아내도 크게 웃고 지금까지도 존경하고 흠모하는 정치인이 되었습니다.
한참 바쁘신 일정가운데서도 저의 부친상에 애도의 마음을 표해 주셔서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돌이켜 보면 제가 더 노회찬님과 자주 뵙고 더 잘 응원해드렸어야 한다는 후회가 밀려옵니다.
2012년 총선때 노원구에 찾아가 유세차량에서 마이크를 들고 노회찬의원이 필승을 해야 하는 이유를 시민들에게 절절히 호소하였습니다. 누군데 저렇게 말을 잘하냐고 묻는 시민에게 개그맨 노정렬이라고 소개하고, 트위터에 ‘노정렬아우, 고맙습니다.’라고 올려 주신 노회찬님의 마음을 평생 간직하고 있습니다.
첼로연주를 잘하고 문화예술과 책을 즐기셨던 로맨티스트, 시민들의 삶의 현장에서 늘 함께 하셨던 리얼리스트, 삼성과 검찰의 검은 X파일을 세상에 알렸던 메신저로서 노회찬님의 가치는 여전히 한국민들의 가슴속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세상이 더 공평하고 자유롭고 정의롭고, 더 밝고 따뜻하게 앞으로 나아가는 진보의 꿈을 노회찬님을 기리며 하루하루 실천하기를 다짐하고 소망합니다.
- 노정렬 (개그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