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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 소식

[민들레(54호)] 노회찬정치학교 지역과정 후기 모음.zip

재단활동 2024. 01. 05

노회찬정치학교는 지난 2023년 10월,  개교 이후 최초로 세종, 경남, 광주에서 지역과정의 문을 열었습니다.

지금 우리사회에 꼭 필요한 이슈를 중심으로,  어렵고 난해하다고 생각했던 정치를 보다 쉽고 재미있도록 마련한 자리. 여러분의 열띤 참여, 강사님들의 열강, 마지막으로 담당자 분들의 노고로 인해 뜻 깊은 마무리를 지을 수 있었습니다.

지난 가을 저녁을 함께했던 소중한 기억들. 기획자와 수강생 분들의 후기를 통해 함께하고자 합니다.






경남 노회찬정치학교

기획자후기 > 노회찬재단 제1회 경남정치학교를 마치고
- 김유미 (경남운영위원)


“거... 노회찬정치학교 현수막을 보고 전화번호가 있어서 전화했습니다.”

반가운 시민의 문의 전화에 긴장과 호감으로 설레였습니다!!

“ 거.. 세상 처음보는 단어가 있어서요... 오래 살아도 저런 단어는 처음이라.. 함 물어봅시다.”

 제1회 경남 노회찬정치학교의 슬로건 ‘우리 사회와 정치, 톺아보며 놀아보자’에서 ‘톺아본다’는 뜻을 물으시고는 ‘세세하게 살펴본다’는 순우리말이라는 답변으로 통화는 끝이 났습니다.

노회찬정치학교를 경남 창원에서 꼭 해보자는 경남모임 운영위원들의 열정은 10월부터 기획회의를 몇 차례 준비하고, 주변인들을 찾아서 의견을 묻는 등 준비모임을 부산하게 했습니다. 

그 결과 지역 시민들께 노회찬재단과 노회찬정치학교를 알리려면, 참가 대상자를 시민으로 해야겠다고 정했습니다. 

가족 간에도 다른 ‘정치’와 ‘종교’ 이야기는 하지 마라. 막판에 싸움 난다! 라는 말이 있던데..이를 깨고 싶었습니다. 우리 삶에서 정치는 항상 가까이 있고, 관심을 가지는 일들 대부분이 정치임에도 말입니다. 그래서 기획 초안에는 ‘논쟁하는 법’이라는 딱딱한 강의 주제를 담아보기도 했습니다. 

이번에 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강의 주제로는 우리 사회의 드러난 또는 드러나지 않은 면면을 들춰보고, 정치가 어떻게 작동하는지와 보다 나은 사회는 어떤 방향과 가치를 추구를 해야 하는가?를 공부해 보기로 했습니다.

‘학교’란 따분한 기억밖에 없고, ‘논다’ 는 것과는 거리가 있는데.. 어떻게 놀며 공부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던 것 같습니다. 우선 장소 선택에 가장 많은 고심을 했고 강의 매회 주제에 맞는 여는 공연 등 참가자들과 강연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학교생활을 기대했었습니다.^^

청년 클래식 4중주단 ‘포 브릿지’ 의 현악공연, 시낭송을 해주신 최여연 낭송가님, 이주민들의 애환을 살풀이 춤으로 달래주신 이재은님.

추석 연휴에도 자체 홍보 포스터를 만드느라 고생하신 성슬인 위원님, 제1강 김명희 교수님을 추천해주신 청년위원 박민기 위원님, 뭐라도 도움을 드리고자 여는 노래를 불러주신 윤준섭 위원님, 꼼꼼히 출석과 통계 등 행정 처리를 해주신 강태이 위원님, 재치 있는 사회를 맡아주신 이신호 위원님, 경남모임 운영위원님들과 노회찬정치학교 강연에 와주신 150여명의 시민들과 함께 제1회 노회찬 경남정치학교를 경험한 것이 무엇보다 기쁩니다.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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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노회찬정치학교
참가자 후기 > 윤준섭 님



도시 한복판에서 수많은 목숨이 깔려 죽었습니다. 예방과 사과는 없었습니다. 무능한 정부가 저지르는 폭력은 이제 직접 물리력을 동원하기보다 국민의 생명을 등한시하며 나아가 국민 전체를 갈차리는 쪽으로 진화하는 듯합니다. 자기들끼리 술먹고 놀다가 당한 사고를 두고 왜 정부가 책임져야 하냐며 따지는 이들까지 등장했습니다. 피해자와 유가족은 위로받고 치료받는 대신 반정부 세력으로 찍히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이주민들은 여전히 우리 안의 외부자에 머물러 있습니다. 필요한 목적에 맞게 쓰여지고 방치되다 버려지는 물건으로 취급당하기 십상입니다. 여성은 두말할 나위 없이 이중 삼중 차별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아직도 그들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걸까요. 그들은 이미 우리와 함께 하고 있는데, 그들의 아이들이 우리의 아이들과 어울려 자라는데 말입니다.

정치 집단은 무기력을 넘어 몰염치로 치닫고 있습니다. 갈등을 해결해야 할 위정자들은 오히려 갈등의 온상이 되었습니다. 원칙과 제도는 눈 앞의 현실과 이익에 바스러질 따름입니다. 여론을 내세우고 민심을 들먹이며 불가피한 결단이랍니다. 그 말에 또 국민은 알고도 속는 셈치고 표를 줍니다. 한때 기대와 응원 속에 탄생하고 성장하던 진보 정치는 이제 그분들의 선택지에 없는 걸까요.

'모든 국민은 그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가진다.' 국민이라는 말이 어느 때보다 초라하고도 소중하게 느껴지는 때입니다. 이번 노회찬정치학교 강의는 저 빛바랜 옛말을 다시 제 마음에 새기는 계기였습니다. 참사 희생자들의 고통과 유가족들의 슬픔을 외면하지 않고 기억하는 사회, 약자와 서민을 위한 더 낳은 민주주의를 향해 함께 맞서 싸우는 사회, 남녀와 인종과 빈부 차별 없이 더불어 사는 사회를 톺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우리가 가는 길이 어려운 게 아니라 어려운 길이므로 가야한다.' 믿지 않고 생각하는 주체, 합리화하지 않고 합리적인 주체, 고집하지 않고 의심하는 주체로 거듭나기를.







광주 노회찬정치학교

기획자후기 > 광주 노회찬정치학교를 마치며
- 문정은 (광주운영위원)


5년.

너무나 사랑하며 따르던 이를 가슴에 묻기에는 야박한 시간이고, 내내 슬픔과 회한으로 가득했던 이에게는 기나긴 시간.

노회찬 의원의 5주기를 맞이하며 재단에서 지역 정치학교 개최 운을 띄우자 앞뒤 생각않고 손을 번쩍 들고야 말았다.

'그래, 노회찬 정신의 진수는 정치를 통해 세상의 변화를 만들어가고자 했던 것이니, 어떤 상황에서도 배우고 익히며 모색하기를 멈추지 않던 그를 생각하며, 광주에서도 힘을 내어준비해 봐야겠다.'

무엇보다 작금의 정치상황이 시민들의 삶을 제쳐둔 채 불모의 흥분상태를 지속하고 있으니, 시민들과 함께 차분히 정치의 소명과 현 정세, 현안에 대한 공부와 토론을 게을리 하지 말자는 생각이었다.

진행하는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과 미흡한 점도 많았다. 온전히 모든 책임은 준비를 자임한 나의 부족함과 잘못이다. 그 와중에도 음으로 양으로 함께 해준 재단 덕분에 무사히 마무리 할 수 있었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전체 5강으로 진행된 광주 노회찬정치학교는 1강 이광호 작가의 노회찬 평전으로 본 노회찬의 삶과 정치를 시작으로 새로운 사회를 위한 정치, 7공화국 건설의 비전과 과제를 담은 장석준 소장의 열정적인 강의로 이어졌다. 특히 정의정책연구소장으로 정의당 재창당을 위한 사회비전을 수립하는 책임을 맡아, 현재 정의당이 인식하는 정세와 그에 따른 향후 발전방향에 대한 뜨거운 토론도 이어졌다.

3강은 급진기후정의 운동의 출현 배경과 상황, 과제 등을 통해 체제전환운동으로의 모색을 제안하는 김선철님의 강의였고, 많은 녹색당원들의 참여가 있었다. 최근 추진중인 녹색당과 정의당의 선거연합정당에 대한 기대와 우려 등 격의없는 토론도 벌어졌고, 늦게까지 이어진 뒷풀이 시간도 어느 때보다 풍성한 시간이 되었다. 

4강의 최경호 자문관의 주택정책에 대한 이해를 다룬 강의는 사전문의가 가장 빗발쳤었다.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지역 부동산 관련 대화방에 강의 소식이 올라가 본의아니게 뜨거운(?) 관심을 받기도 했다. 

5강 박선민 보좌관님은 진보정당을 전부 통틀어 가장 오랫동안 보좌의 정치를 하며 민주노동당부터 이어온 진보정치 의회분투기를 생생하고도 진중하게 전해주어 수강생들의 높은 관심과 집중을 이끌어 냈다.

5강을 마무리하는 동안 50명의 수강생들이 다녀갔고, 총 5명이 5강 전체 수강을 성실히 임해 수료했다. 60대부터 18살 고등학생까지, 다양한 성별과 직업, 당원, 활동가, 시민들이 골고루 참여해주었다.

노회찬의 오랜 벗인 황광우 선생은 각별한 격려사와 수강생 전원에게 광주 5.18의 수많은 목소리를 담은 신간 <시민군>을 작가 서명을 담아 선물해주셨다. 1강 뒷풀이 비용을 후원해주신 수강생의 감사함도 있었다. 매회마다 함께 강의 소감을 나누고 강사와 못다한 이야기를 나눈 뒷풀이도 참 소중한 시간이었다. 

거리에 직접 게시한 홍보 현수막을 보고 오신 분들이 제법 있었서 고생한 보람이 있었다. 노회찬을 몰라서 왔다는 분, 노회찬을 너무 잘 알아서 그이가 아깝고 소중했기에 오신 분들도, 각 주제가 궁금해서, 활동가들이 정치를 보다 적극적으로 알아야 한다는 생각에, 정의당이 갈피를 못잡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에, 오래도록 노회찬처럼 그와 함께 진보정치를 일궈왔지만 이제는 떠나고 싶은 마음을 다시 움켜쥐고... 그렇게 하나씩 사연 안고 늦은 밤 지친 몸, 무거운 눈을 감아 올리며 참여해주셨다.

좋은 건 서울에서 다 한다며 내심 서운했던 마음들도 조금 사그라들고, 다음에는 이런 이야기를 들어보자고, 누구를 불러보자고 한다. 다음에는 더 많은 시민들이 노회찬을 만나게 해보자고들 한다. 

짙은 어둠과 시린 추위가 우리를 둘러싸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시절이다. 없이 사는 우리들은 매서운 한파에 뼛속까지 아린다. 끝을 모르는 비관도 근거 없는 낙관도 금물인 시절에 그럼에도 나는 다시 손을 번쩍 들고 희망을 만나러, 슬픔과 절망보다 변화를 바라는 사람들을 만나러 다시, 정치학교를 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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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노회찬정치학교
참가자 후기 > 배준영 님



그동안 노회찬재단에서 운영하는 노회찬정치학교를 듣고 싶은 마음이 컸지만 항상 서울에서만 열려 광주에서는 참석하기가 어려운 측면이 컸습니다. 감사하게도 올해 최초로 노회찬정치학교가 광주에서 열리게 되면서 수강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재단 관계자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총 5강으로 진행된 이번 강의를 통해 노회찬 의원이 진보 정치를 통해 만들려는 세상이 어떤 모습이었을지 조금이나마 가늠해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멀리 광주까지 와주신 강사님들에게도 감사드립니다.

지역 정치학교가 이번 한 번으로 그치지 않고 앞으로 재단의 핵심사업으로 자리잡아 노회찬 의원의 뜻을 이으려는 사람들이 조금 더 많아지길 바랍니다. 혹시 지역에서 정치학교를 지속하기에 어려운 점이 있다면 온라인 교육으로 접근성을 높여도 좋을 것 같습니다. 또한 이후 졸업생 후속 모임 등을 통해 서로 연결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하길 희망합니다.






세종 노회찬정치학교


참가자 후기 > 배우고 익히며 즐거웠던 노회찬 정치학교
- 이혁재님


노회찬. 요즘처럼 그의 혜안이 절실한 적이 없다.

그가 있었다면. 갈팡질팡하는 한국의 정치인들에게 통쾌한 말 펀치를 날렸을 것이다. 삶이 힘겨운 이들에게는 무거운 짐 나누자며 따뜻한 손을 건넸을 것이다.

그는 없지만 그가 못다한 세상을 꿈꾸는 시민들이 모여 학습하고 토론하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노회찬 정치학교’

혼탁하고 어두운 정치 현실을 개척하기 위한 지혜와 안목을 갖추기 위해서는 시대의 변화를 읽어내는 관점과 상식을 배우는 것부터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아마도 이런 발상으로 기획자는 정치학교를 시작하지 않았을까 싶다.

세종에서 진행된 제1회 노회찬 정치학교에서는 우리 시대의 교양인으로서 가져야 할 다섯 가지 주제를 만나는 시간이었다. 얼핏 보면 딱딱한 주제- ‘안전’, ‘국방’, ‘민족’, ‘성평등’, ‘철학’-였는데, 강사진들의 탁월한 소통능력과 겸손함 그리고 수강생들의 진지한 참여는 과연 수준 높은 교실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비록 5주간의 짧은 일정으로 마무리됐만 바쁜 일상에 묻혀 살아가는 시민들에게 잊어서는 안되는 가치를 되새기는 시간이었고, 미처 지나쳐버린 사건을 통해 자각된 시민들의 관심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깨닫는 시간이었다.

노회찬 정치학교를 통해 확실히 깨달은 건 “하늘에서 갑자기 떨어지는 낙원은 없다”는 것이며, 낙원으로 가기 위해서는 사람들을 모으고 그들과 함께 꿈꾸는 낙원을 그려가야 한다는 것이다.

노회찬 정치학교를 자양분 삼아 마을 곳곳에서 낙원을 꿈꾸는 이들과 함께 배우고 익히는 공간을 열어야겠다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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